요즘 각 팀의 용병들이 크게 활약하면서 용병의존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리은행이 2라운드부터 승수를 계속해서 쌓아감에 따라
두 팀에 존재하는 용병, 타즈 맥윌리엄스와 타미카 캐칭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이번 겨울 시즌은 유독 W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한국으로 왔기에 더욱 이러한 용병의존도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듯 싶어요.
활약 여부를 떠나서 각 팀에 용병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W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상당합니다.
이런 와중에 용병에 가장 의존하는 팀은 어느 팀이다, 와 같은 식의 이야기가 많은데요.
저는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여섯팀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두 용병만이 크게 의존도가 높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개인의 능력을 비교 우위에 놓고 이야기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경기는 언제나 상황의존적인 탓에 때마다 활약의 정도가 다를 수 밖에 없죠.
우선, 우리은행의 캐칭이나 신세계의 비어드는 비슷한 실력을 지녔습니다.
다만 캐칭이 우리은행에 주는 힘은 비어드의 그것과 사뭇 대조적이죠.
그것은 캐칭 아닌 우리은행의 국가대표 멤버들이 캐칭에게 집중적으로 쏠리는 수비로 인해 생기는 찬스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반면,
신세계의 선수들은 경험 부족과 경기운영에 대한 미숙 등으로 비어드에게 집중마크되는 수비로 인해 발생하는 찬스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캐칭이 비어드보다는 의존도면에서 높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캐칭과 비어드의 개인적인 실력 차를 떠나서 WKBL에서는 어쨌거나 의존도의 수치가 그러할 수 밖에 없겠죠.
또한, 신한은행의 맥윌리엄스도 그렇습니다.
국민은행의 탐슨이나 삼성생명의 스미스(전), 핀스트라(현)보다 WNBA에서 월등히 활약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35살의 나이 탓에 생기는 체력적인 부담까지 감안한다면 오히려 그녀는 다른 선수들보다 활약하지 못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요즘 득점과 리바운드 면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것은
그녀 자신이 여타 선수보다 개인적인 능력이 특별히 뛰어나다기 보다는
동료 선수의 도움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농구계의 큰 별, 전주원 선수의 완벽한 패스뿐만 아니라
전주원 선수의 지시로 인해 적절한 패스타임에 알맞게 포스트로 넣어주는 다른 선수의 패스들이
맥윌리엄스의 공격을 수월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바운드 자리 싸움에서도 유리할 수 밖에 없고
득점과 리바운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역시나 의존도가 높게 측정될 수 밖에 없죠.
여름시즌, 포스트에서는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던 겐트선수를 데리고도
완벽한 팀플레이를 선보이며 우승했던 것을 본다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이같은 문제를 개인적인 차이는 무시하고 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떤 용병 선수로 인한 팀의 전력이 단지 그 선수 하나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존도라는 것을 측정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그 선수 없으면 못할 확률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용병없이 경기한다고 한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하위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