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다 4쿼터가 끝나갈 무렵 티비를 껐습니다.
도무지 공이 제대로 돌지 않으니 공격이 안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수비까지 같이 무너지는 현상, 이젠 그런 장면들을 바라보는 것도 점점 지쳐갑니다...
네, 김지윤선수 부상으로 이탈했구요, 케이티선수 체력문제 때문인지 적잖이 둔해진 몸놀림을 보였습니다. 금호의 약점이 극대화되어 드러난 경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선수들은 무엇인가요? 전현직 국가대표에다 대부분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들 아니던가요? 이경은 선수도 트레이드했고 김지윤선수 병원에서도 더이상은 안된다고 했던 대포주사까지 다시 맞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은데 거기에 대한 대비도 제대로 않고 무얼 하고 있었는지요? 주전 포가가 빠지니 속절없이 망가져가는 팀을 보면서 `최고의 국내선수 라인업`이라는 표현을 그동안 써온 것이 참으로 민망하고 허탈할 따름입니다.
지금의 흐름으로 봤을 때 금호는 4강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설령 김지윤과 케이티가 정상적으로 활약해준다 해도 이미 특정팀에 농락당하고 있는 현실, 거기에다 답답함을 넘어 이젠 실소까지 머금게 만드는 여전히 형편없는 위기관리 능력, 악착같은 의지보다 `당황, 포기`를 먼저 떠올리는 것만 같은 움직임들.....
시즌 초 주변의 기대와 의욕적인 투자와 어긋나게 연패에 빠져있을 때, 물론 실망스러웠지만 아마도 `우승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과 부담감`때문일 거라 굳게 믿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시즌 반환점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드는 이시점, 냉정히 평가한다면 금호보다 우승의 자격이 있는 팀들 많다고 여겨지네요, 또한 챔피언에 대한 부담감 역시 못하지 않구요. `우승청부사` 캐칭을 영입한 우리은행이나 WKBL 출범 후 유일하게 우승경험이 없고 여자농구 최고의 명장중 하나인 이문규감독이 이끄는 KB,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이자 `전주원-TJ`만의 팀이라는 주위의 말을 불식시키기 원하는 신한 등 모두 우승을 하지 못하면 감내해야 할 비난이 만만찮은 팀들입니다.
이제, 조금씩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내일 모레 경기도 아마 지겠죠? 김지윤선수 출장도 불투명하고 무엇보다도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신한과 붙으니. 그렇다면 4승 8패, 잘하면 최하위도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화끈하게 꼴찌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김지윤선수 무리하게 자청해서 뛰지말고 부상을 다스렸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자칫 은퇴로 이어질 수 있는 `족저건막염`의 더이상의 악화를 막아 주었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그리고 중복되는 포지션의 노장 선수들 몇몇을 보내고 포인트가드 요원 받아들이고(이경은 선수 내주고 이 무슨 뻘짓인지-_-) 팀내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해가며 이름값,경험값 제대로 못하는 나이 많은 팀에서(강윤미의 은퇴가 새삼 아쉽게 느껴지는군요.) 보다 젊은 팀으로 거듭나는 건 어떨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