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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미를 이끄는 또순이와 악바리..

간만에 다른팀 경기를 보고 글을 올려봅니다^^.
초반의 거칠것 없어보이던 연승행진을 뒤로 하고 어느새 승수와 패수가 비슷해진 KB와 비록 최하위이나 아직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른 삼성생명의 대결...

1쿼터 KB 가드진들의 활발한 플레이와 외곽이 터지며 순조로운 흐름, 그러나 2쿼터 이후 핀스트라의 `높이의 위력`이 살아나며 착실하게 점수를 쌓은 끝에 어느새 시소양상, 3쿼터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계속 이어지던 박빙의 흐름이 핀스트라의 파울아웃과 이후 KB의 연이은 골밑공격으로 깨지는 듯 했으나 4쿼터 초반 정선민의 부상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 이후로는 대부분 박정은,변연하와 톰슨의 `2대1` 대결이었고 승부는 거기서 거의 판가름난 듯한 경기였습니다.

KB로선 매우 아쉬운 패배였다고 봅니다, 물론 정선민선수가 갑작스레 아웃되긴 했지만 가드진이 초반처럼 내외곽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여 줬다면 흐름을 계속 좋게 가져갈수도 있었는데 지나치게 톰슨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가 상대수비에게 자주 차단당하며 `공격의 밸런스`를 잃었고 이것이 잦은 속공 허용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무너진 것 같습니다. 신정자선수, 물론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정선민을 `완전 대체`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듯 하고요, 정선민선수 오늘 썩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또한 승기를 잡을수 있을 때 확실히 잡지 못하는 KB의 팀분위기도 전체적으로 많이 가라앉아 있는듯 하네요.

문득 1라운드 전승을 하며 잘나갈때 신한과의 경기를 앞두고 했던 이문규감독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신한은 전주원-TJ만 봉쇄하면 되고, 나머지선수들의 `소 뒷발`에만 채이지 않으면 된다."는. 물론 오랫동안 감독으로 재직해 오면서 시드니에선 코치로서, 2년 뒤 세계선수권에선 감독으로서 4강을 일궈냈고 또한 신생팀 신세계를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기에 여농 최고의 감독중 하나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설령 상대팀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리 생각해도 프로팀 감독의 말이라 보기에 이해하기 힘들고 경솔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오만함이 가득 담긴 그 `언행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건 아닌가 상상해 봅니다. 기자들 앞에서 그와 같은 말을 서슴없이 할 정도로 감독이 자만심에 빠져있으니 선수들은 어떠했을지......

반면 삼성생명은 다시금 4강의 희망을 살릴 수 있는 귀중한 승리였습니다. 김세롱 선수의 컷인플레이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보여준 훌륭한 피벗에 의한 득점, 나에스더선수의 하이포스트에서 로포스트의 핀스트라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찔러주는 패스와 골밑수비에서 나날이 성장해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핀스트라 선수, 스피드가 느리고 볼에 대한 센스도 뛰어나지 않으나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상대에게 주는 `높이의 위력과 부담감`은 상당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TJ가 골밑에서 꼬박꼬박 득점을 해주며 신한을 1위로 끌어올렸듯 게임초반 뒤처진 흐름을 곧 만회할 수 있었던 것은 핀스트라의 힘이 컸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박정은과 변연하, 두 선수의 활약을 얘기 안할수가 없겠네요. 박정은 선수, 이미선선수가 시즌아웃된 상황, 늘 그래왔듯 실질적인 리딩가드 역할에 정선민에 대한 수비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고 핀스트라가 빠진 4쿼터에는 작심하고 공격적으로 나오니 상대가 당해내지를 못하며 득점이든 자유투든 반드시 얻어내더군요. 그리고 변연하 선수, 백스텝에 의한 3점포, 턴어라운드 슛, 수비수의 중심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멋진 스텝, 드라이브인으로 인사이드를 휘저으며 외곽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모습과 어시스트까지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3쿼터 연이은 속공상황에서 변연하의 어시스트와 박정은의 3점슛 2방은 이들 듀엣의 활약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 했고요.

솔직히 이전까지는 `얄밉게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 그러나 우승과는 거리가 먼 준우승만 하는, 그리고 금호를 괴롭히는-_- 팀`정도의 이미지가 거의 전부였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맏언니로서 꿋꿋이 팀을 이끌어가는 `또순이`같은, 그리고 근성과 승부욕으로 무장한 `악바리`같은 두 선수가 경기마다 매력적인 기술들을 선보이며 빛을 발하는 모습이 이젠 다른 느낌으로 조금씩 다가오려 하네요. 앞으로도 빼어난 활약으로 한국여자농구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P.S : 오늘도 어김없이 들을 수 있었던 임용수-이명진 콤비의 풍성한 말잔치땜에 여러번 웃었습니다.

"마마 호환보다 무서운게 어시스트라지요?"
"여자선수들은 넘어질때 `와르르 무너지듯` 슬라이딩하기 때문에 여러명이 일단 한번 넘어지면 정신없습니다."
"핀스트라 선수도 원드리블하고 치고 들어가는 `재주`는 있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왜 별안간 `곰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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