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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톰슨, 그리고 어제 경기...

어제 날짜로 톰슨에서 니콜 올디로 교체가 되었군요. 14일날 출국한다길래 삼성 전까지 뛰고 갈 줄 알았는데...

아시다시피 톰슨선수 올시즌이 처음은 아니죠. 예전에도 금호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한 적이 있었는데, 캐칭, 홀즈클로와 더불어 많은 기대를 모았었지만 이름에 비해선 그다지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발가락 부상의 여파때문이었다고 하던데...)

3년이 흐르고 다시 한국땅을 밟게 된 톰슨, 외국인 선수 입국이 허용되는 시즌 한달전인 11월 20일에 가장 먼저 입국하며 대만 전지훈련에까지 참가하는 열성을 보여주었지요. 다른팀 선수들의 경우 개인 스케줄 문제 등도 있었긴 했지만, 좌우지간 그런 모습을 보며 `이번 시즌엔 작심하고 뭔가 확실히 보여주려나 보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내심 많이 기대도 되더군요. 그리고 실제로도 뛰어난 활약을 해주었고요.

하지만 팀성적은 1라운드 이후 계속 곤두박질, 티나의 표정도 밝을때가 거의 없었고 화난 표정으로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경기마다 늘 화면에 잡히곤 했습니다. 30대의 나이와 약간의 허리부상도 있었고...4번으로서 상대센터와 맞서려니 아무래도 힘에 겨웠던 건지, 정선민, 신정자와 활동공간과 플레이스타일이 다소 겹쳐서인지, 가드선수들의 패스가 적절치 못해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경기를 보면 분명 괜찮은 내용인데도 막상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팀성적에 묻혀서인지 다른 특급선수들에 비해 도드라지지 못했던 모습들...

지난 10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전 방송 인터뷰, 경기후 점프볼 인터뷰에서 이문규감독이 티나에 대한 불만을 숨김없이 토로하더군요. 그걸보고 어쩌면 그 시합이 고별경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네요. 체력적인 문제가 약간 노출되긴 했지만 196cm의 장신이면서도 스피드와 유연성이 좋은 올디 선수 플레이를 봐선 계속 그대로 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네요...
문득 작전타임때 유독 멀찌감치 구석에 떨어져 앉아 있던 장면이 오버랩되는군요. 큰소리로 선수들을 질책하는 감독의 눈치를 보던 모습도 떠오르고... 혹시 감독하고 사이가 별로 좋지 못했던 건 아니었나 괜한 상상도 하게 됩니다...-_-;;

인상쓰는 표정도 많았지만 동료선수들과 이야기하며 웃을 때는 정겹고 나이답지 않게 해맑게 느껴지기까지 했던 얼굴, 그리고 게임이 있을 때마다 손주를 품에 안고 심각한(?) 표정으로 딸의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도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또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리고 어제 경기, 정말 KB 게임이 안풀리긴 안풀리네요. 전반전까지 흐름은 거의 완승분위기였는데, 교체없이 뛰던 주전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특히 정선민, 올디)이 결정적인 패인이 아니었나 싶네요. 물론 결과론일 수 있고 또 KB로선 상대보다 더 다급한 입장이긴 했지만 삼성은 지친 기색을 보이던 핀스트라를 빼는 과감함을 보여줬는데 KB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 참 아쉽게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골밑에 빅사이즈의 선수가 버텨주니 팀의 안정감은 전보다 나아진 듯 합니다.
비추미로선 정말 극적인 플옵 진출 확정이네요. 그러나 초반 핀스트라를 이용한 공격이 잘 먹히지 않자 선수들이 당황해 하는 것 같더군요. 역시 농구는 `센터놀음`인듯...

솔직히 금호보다는 KB가 플옵에 올라가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두번째 경기는 직접 보진 못하고 기록만 확인했는데, 이기긴 했지만 3점이 펑펑 터져서 승리한 거고 상대의 변칙적인(?) 선수기용도 한몫 한듯 하네요. 그리고 센터는 계속 무릎 공사중ㅜㅜ, 플레이도 여전히 신통찮았다는 분위기 같던데...

슈터들이 맨날 그렇게 미쳐주길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도 골밑이 강한 팀이 올라가야 우리든 신한이든 그나마 대등하게 싸울 수 있지 않을지... 니콜 올디의 움직임을 보니 그런 생각이 더 확실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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