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초 장충체육관 농구대잔치(점보시리즈)를 시작으로 여농에 관심을 두고 30년이 넘게 지내온 여농 팬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그렇게 흘렀어도 나는 농구를 잘 모릅니다. 어느 선수가 어떤 패스로 어떤 스크린을 걸어주고
어떤 선수가 3점슛을 성공시켰구나..어떤 팀이 어떤 팀을 이겼구나..그저 박진감 넘치는 승부에 박수를 보내고
승패에 관심을 두고, 농구는 좋아하나 농구는 잘 모르는 팬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은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심판에 대한 질타, 감독을 향한 욕설에 가까운 만행 등등
선수를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까지 마음으로, 체력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만년 하위팀이 챔프전에 올라와서 이렇다 할 경기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챔프결정전이 아닌 우리은행의 챔프확인전을 하고 있으니
팬들로서는 당연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챔프 2차전, 어제 경기는 그렇다쳐도 정말 챔프 1차전은 어이없는 경기를 보고 본인 또한 실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하나외환 선수들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정규리그전보다 훨씬 더 수준 이하의 경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 경기다, 완전 저질 경기였다..
억대 연봉 받는 선수들의 경기가 아니라 아마추어 경기였다..라고들 이야기를 하더군요.
동감 합니다. 그러나 그런 쓰레기 경기라고 생각하는 경기를 뛸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이 초라하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하나외환 선수들을 두둔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PO 경기가 진행되는 4일동안 3경기를 치루고 고작 이틀 쉬고 챔프전 경기를 뛰어야 하니
무기력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인은 생각 합니다.
정규리그가 진행 될때에도 징검다리 게임이 계속 되더군요. 일명 퐁당 게임이라고 하지요.
그런 게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퐁당 게임을 하고 나면 길게는 4-5일을 쉬더군요.
프로 팀이 6개밖에 안되기에 어쩔 수 없는 스캐쥴이라고 할지라도 경기를 좋아하는
팬으로서는 조금 더 좋은 게임, 손에 땀을 쥐는 박빙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입니다.
120여일동안 각 팀당 35게임을 뛰는 현재의 경기 운영 방식으로는 절대 팬들이 원하는 멋진 경기를 볼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 손에 땀을 쥐며 팀의 승패를 떠나서 양팀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경기가 5-6경기쯤 되는 것으로 기억 합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팬들은 그런 멋진 경기를 기대합니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는 그런 경기를 보며 팬들은 더욱 환호하고 여농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 스캐쥴로는 절대 매 경기마다 그런 수준있는 경기를 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년동안 여자농구 여왕의 자리에서 군림하던 모은행의 선수들은 체력고갈로 인한 줄부상에 시즌 막바지 하위 팀으로 전락해 버렸더군요.
부상 관리를 못한 선수들의 책임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체력 뒷받침이 안되니 살짝 부딪혔는데도 인대가 파열되고, 어디가 부러지고...그렇게 생각 합니다.
연맹 ? 협회 ? 의 책임도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의 잘못이니 선수들 부상을 관리하고 지원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소한 그런 줄부상에서 선수들을 보호하자는 이야기 입니다.
어이없는 경기 스캐쥴이 아니라면 우리 팬들은 충분히 매 경기마다 멋진 경기를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최소한 열심히 땀 흘리며 뛴 선수들과 감독을 향해 쓰레기라고 치부하며 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견해 입니다.
연맹에서 생각하는 프로 경기가 어떤 경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고작 5천원으로 관람이 가능한 경기라도 모든 경기마다 선수들은 체육관을 찾아와서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서 보답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프로이기 때문 입니다.
다만 그런 과정들의 중대한 책임과 해답은 연맹의 경기스캐쥴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팬들이 생각하는 프로 경기..그런 경기의 수준은 팬들 머리속에 이미 스캐치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런 연맹에 대한 질타, 의견 등등도 제발 귓등으로 듣지 말고,
최소한 배우지 못한 듯한 쓰레기(자꾸 쓰레기라는 단어가 언급이 되어 죄송합니다)같은 글이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귀 기울여 듣다 보면 그 또한 그런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대한민국 여자농구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지금 시즌 보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멋진 게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합니다.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