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 혹은 두 팀의 승률과 우승 확률이 지속적으로 상승 유지된다면
리그 자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덜할 것이란 말에 우선적으로는 동감합니다.
그러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전체 20개 팀 가운데 바로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독주 등을 참고하면 위와 같은 우려는 단지 기우에
불과함을 알게 됩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역시 20개 팀 가운데
1위에서 5위권을 형성하는 상위 몇몇 팀은 명문이란 이름 아래
늘 상위권에 고정적이다시피 합니다. 그래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고 축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 역시 저하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은행의 독주 결과에 딱히 뭐라고 하기가 어려운 것이
그것이 단지 제도 등의 결함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전술 문제를 거론했는데 사실 우리 여농의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 부진은
전술 등의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이것은 그만큼 선배를 잇는 좋은 후배 선수들이
뒷받침 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흐름에서 박지수 선수의 등장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았지요. 사실 리그 시작 전만 해도 위성우 감독이
박지수를 품에 안은 팀은 당장 리그 선두권으로 올라설 거라고 경계를 한 바가 있습니다.
시즌 초 적지않은 팬들 역시 KB가 우리은행과 자웅을 가릴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지금은 결과가 어떻습니까? 현 KB 안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 등에서의
무능은 리그에서 줄곧 중상위권을 형성하던 KB를 선두권 다툼은 커녕 꽁찌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몇몇 팀의 줄곧 유지되는 상위권 형성을 보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하위 팀들 역시 일정 정도의
실력이 뒷받침 되고 있고,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는 치열한 승부 정신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 여농의 현실은 치열함도 실력도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여기에는 일단 선수들의 기량 미숙, 그리고 더불어 감독의 무능력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단지 리그 순위의 아기자기함을 위해서
인위적인 정책 변경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 여농은 국제적 경쟁의 나락에서 점점 벗어날 길이
멀어질 거로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위의 팀이 아래로 내려가는 우가 있어서는 곤란할 겁니다.
아래 팀들이 위를 향해서 치열하게 올라서는 것 그것이 감독과 선수 모두 가져야 할
치열한 프로 정신 아닐까요. 줄곧 유지되고 있는 최상위 팀임에도 이런 치열함이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과 선수들에서 유독 돋보인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에게는 커다란 아쉬움과 심각성이 있고, 역으로 우리은행에게는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는 심정 또한 있게 되는 이유일 겁니다.
아마도 단일 구기종목으로 올림픽 등의 세계 대회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여자 농구와 여자 핸드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여자 핸드볼이
그럭저럭 현상 유지적이라면 한국 여농은 이미 오래 전에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그것을 극복할 만한
저력 역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큽니다. 한국 여농의 세계 수준으로의 성장을 위한
거시적이면서도 시급한 과제는 일단 초중고 등에서의 여농의 저변 확대인데 이 문제에 대해
협회로서도 농구인들로서도 왜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지 않고 있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해답이 쉽지 않겠지만, 그러나 결국 풀어야 할 문제로 보이기에 현재로서는 그로 인한
괴리감 역시 큰 것이 사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