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농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WJBL(일본여자농구리그)에는 외국인선수 제도가 없다. WKBL의 이사회와 같은 부장 회의에서 해마다 검토되는 안건이긴 하지만 자국 선수들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도입하지 않고 있다. 스카우트 과정에 드는 비용이나 연봉 등의 금액적인 부분도 걸림돌이다.
그리고 외국인선수를 대신할 만한 것이 있기에 각 구단 역시 굳이 데려올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에서 다룰 주제인 혼혈과 귀화선수가 바로 그 존재들이다. ?

‘까만 피부의 일본인’ 혼혈 선수

이들은 피부만 흑인일 뿐 나머지는 모두 일본인이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자연스레 일본어를 배우고 예의범절 등 일본의 문화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된다. 오히려 영어를 잘하지 못해 오해를 받거나 영미권의 다소 자유스러운 사고방식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타고난 신체 조건은 흑인이기 때문에 탄력이나 운동 능력 등은 외국인선수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현재 도요타자동차의 에브린 자매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피부는 다르지만 처음부터 일본인 선수로 간주하고 그에 똑같이 가르친다.

귀화 선수의 대부분은 가난한 아프리카 계

혼혈과 달리 귀화는 당장 필요한 선수를 데려와 오랜 기간 일본에 머물게 하면서 하는 제도다. 높이를 중시하는 농구의 특성상 센터 포지션의 선수가 오는 것이 대부분인데,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의 어린 선수들이 주로 스카우트 대상이다.

이것은 사실상 프로농구의 외국인선수 도입과 비슷한데 왜냐하면 이런 흑인 선수를 원하는 학교가 중간에 에이전트를 통해 선수를 물색하고 입학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학교에 다 귀화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고 재단이 탄탄하거나 지도자가 경제력이 있는 학교가 주로 귀화 선수를 선발한다. 학교에 돈은 있지만 교장이나 지도자의 방침으로 귀화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 학교도 물론 있다.

이들은 처음 유학생 신분으로 일본을 찾는다. 우리나라가 국내에서 5년을 살면 일반 귀화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일본도 일정 기간 이상 자국에 거주하면 이런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데려오려고 한다.

교육 과정은 여느 유학생과 같다. 먼저 일본어를 배우고 학교에서 마련한 기숙사 혹은 학교 인근의 일본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일본 문화를 익힌다. 혼혈선수와 비교해 다소 늦을 수는 있지만 학창 시절에 일본어와 문화를 배우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 농구는 농구대로 하면서 또다른 일본인을 만드는 것이다.

귀화 선수,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본에서의 생활을 선호하는 편이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생활환경이 열악한 본국보다는 일본에서의 삶이 더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농구는 물론이고 학교에서의 공부도 열심히 한다. WJBL 진출이라는 농구선수로서의 꿈을 꾸면서도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회 생활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WJBL 입장에서는 이런 혼혈과 귀화라는 두 가지 제도로 인해 외국인선수 도입이라는 명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한국의 예를 들었을 때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려면 통역도 따로 채용해야 하고 거주할 집도 구해줘야 한다. 또 가족들이 왔을 때나 다른 것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혼혈과 귀화 선수는 WJBL에 진출할 즈음에는 거의 모두가 일본 국적을 지니기 때문에 국내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해주면 된다. 학교생활을 통해 일어를 익혔기에 통역이 없어도 되고 무엇보다 일본만의 팀 문화를 잘 알기 때문에 적응 기간이 따로 필요 없다. 숙소도 팀의 숙소를 같이 쓰거나 자신이 스스로 구해 체육관으로 출퇴근을 한다. 팀에 있는 시간 외에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WJBL 구단들 입장에서는 외국인선수에 관한 모든 고민을 아마추어에서 다 해주는 셈이다.
[WJBL] 일본농구에 뿌리 잡은 혼혈 및 귀화 선수 2019-04-30 루키더바스켓
https://www.wkbl.or.kr/m/news/news_view.asp?num=16982

일본 여자 농구의 아프리카 유학생 영입 제도는 어린 아프리카 유망주를 일찍이 영입하여 일본 학교에서 농구와 교육을 병행하게 하고, 일정 기간 거주 후 귀화시켜 일본 선수로 육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일본여자농구리그(WJBL)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전력 강화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제도 운영 방식
일본은 주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시절의 어린 아프리카 선수들을 유학생 신분으로 영입한다. 이들에게는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며 일본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돕는다. 선수들은 일본 농구 시스템 안에서 성장하며, 일정 기간(보통 5년 이상) 거주하여 귀화 요건을 충족하면 일본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이처럼 귀화한 선수들은 일본 선수로 WJBL에서 활약할 수 있다.

도입 배경 및 목적
일본 여자농구가 아프리카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외국인 선수 제도 부재: WJBL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어, 단기적인 전력 보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는 귀화 제도가 전력 강화의 핵심이 되었다.

높이와 신체 조건 보강: 아프리카 선수들은 뛰어난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 팀의 부족한 높이와 파워를 보강해준다.

국제 경쟁력 강화: 유능한 아프리카 선수들을 귀화시켜 국가대표팀 전력까지 강화하며, 올림픽이나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일본 여자농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아프리카 유학생들은 일본에서 농구 선수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일본 여자농구의 아프리카 유학생 영입 제도는 국제대회 성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이 제도를 통해 귀화한 선수들은 일본 대표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신체 조건과 높이 부족을 보완하며 전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주요 성과 및 영향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 진출: 아프리카계 귀화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은 8강에 진출했다. 이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0년 만의 성과였다.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 획득: 자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은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꺾고 은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대표팀에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마우리 에블린(Evelyn Mawuli) 선수가 주축으로 활약하며 팀의 높이와 수비에 크게 기여했다.

아시아 최강 전력 구축: 유학생 귀화 제도를 통해 꾸준히 우수한 자원을 확보한 일본 여자농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아시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귀화 선수들은 단순히 전력 보강을 넘어, 일본 선수들에게 국제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귀화 선수 없이 조별리그에서 전패를 기록하는 등, 귀화 선수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