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말그대로 '통쾌'!
일본을 그냥 대파했습니다.
정선민 선수의 그 말이 가슴에 와 닿더군요.
'우리나라 여자농구가 어쩌다가 일본과의 경기를 걱정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렇습니다. 얼마 안된 것 같아도 벌써 7년 전 일이군요.
2000 시드니 올림픽 때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세계 정상급이었습니다.
올림픽 4강
다시 84 올림픽 은메달의 영광을 이룩해내는 듯 했지만,
그 이후에 정은순 선수의 은퇴, 세대 교체 실패 등
난항을 겪으면서 쭉 하향곡선을 그렸죠.
어렸을 때 부터 즐겨보고 애착이 있었던 여자농구가 세계의 벽에서
스러져갈 때마다 아주 마음이 안좋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죠.
일본과 대만.
중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언제나 한 수 아래로 봐왔던
일본과 대만에게 져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건 아주 분한 일입니다.
이번에 제대로 마음 단단히 먹고, 세대 교체를 이유로 대표팀에서
제외했던 정선민, 박정은 선수까지 투입하면서 경기에 나선 우리나라.
사실 일본이 1차전에서 중국을 물리치며, 한국보다 일본의 실력이 더 낫다
라는 평가까지 일각에선 나왔다고들 하는데,
한숨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그 얘기들었을 때는.
하지만 저는 정선민 선수의 인터뷰에서 자신감과 꼭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았습니다.
일본의 핵 오가 선수를 평할 때도 거침없더군요.
"2005년에 같이 경기를 했을 때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자신있다."
잘못들었을 때는 오만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오만이 아니라 결의에 찬 확신, 자신 정도로 볼 수 있겠죠.
어쨌든 오늘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농구의 정수를 가르쳐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극찬을 아니할 수 없는 변연하 선수의 날카로운 3점포,
농구의 정수를 보여준 정선민 선수의 올라운드 플레잉,
내외곽을 넘나드는 박정은 선수의 리딩능력+득점능력,
거포의 위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하은주 선수의 높이,
또 그 외에도 우직한 플레이의 김계령 선수, 짧은 시간 출전했지만 강한 인상을 줬던 김정은 선수,
얼짱 3점 슈터 김은혜 선수, 득점은 많이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활약했던 진미정 선수.
오늘은 모두들 잘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쉬운 이지슛을 좀 많이 놓쳤더라구요. 제가 기억나는게 한 5개~6개 정도?
조금 더 보완한다면 이건 뭐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겁니다.
사실 지금의 국가대표가 진정한 국가대표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원 선수, 이미선 선수, 김영옥 선수, 김지윤 선수, 이종애 선수 등 부상으로 재활 중이거나
세대 교체의 명목으로 제외된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오늘은 거의 퍼펙트 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이 안심하고 여농 국대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을만큼요.
자랑스럽네요. 새삼 ^^
우리나라가 참 작은 나라긴 하지만, 참 재주가 많다는 걸 느껴봅니다.
정말 자주 접할 수 있죠.
축구, 골프, 양궁, 쇼트트랙, 수영, 피겨, 야구, 태권도, 유도 그리고 여농까지
스포츠 스타들의 국위선양이 이렇게 자주 뉴스가 되고
국민들의 단결력을 키워주는 나라는 큰 나라 몇 개를 제외하고는 많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우리도 축복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여농이 오늘 일본을 이겨서
기쁨과 더불어 애국심까지 패키지로 느껴보는
현충일 가슴 찡한 경기였습니다.
Xports 채널에서 생중계 해주더군요.
내일 중국과의 경기도 해준다니까 보시구요.
저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인 관계로
그 시간에 학교에서 ㄷㄷㄷㄷㄷㄷ;;;
꼭 우승까지 가서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메달권까지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밑에 글의 이영호와 저는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