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삼성생명과 금호생명의 경기를 인터넷으로 봤습니다.
직장인들은 농구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게다가 저처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한 시즌에 한 두 번 정도랍니다~
그래서 인터넷 방송이 생겼을 때 참 기뻤습니다. ^^
중계를 볼 때마다 기성의 캐스터나 해설과는 달라서 처음에는 살짝 고개도 갸웃거렸지만,
재미있고 박력(?)있는 유영주 해설위원,
약간 수줍은 듯 하지만, 깔끔하게 하려는 신혜인 해설위원과
윤 모 캐스터의 해설도 잘 들어왔습니다.
(캐스터 이름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
그리고, 13일 경기를 보면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중계일까~ 왜 경기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박 캐스터 분의 중계는 두 번째였는데,
예전에 들었던 것과도 상당히 다르더군요~
그리고 이 게시판에서 점프볼의 기사가 있다고 하기에 확인해 봤습니다.
그런데요, 의문이 들더군요~
새로운 방송중계는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더 위험한 중계도 매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타깃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박 캐스터와 신 해설위원이 각자 삼성과 금호를 대변한다고 돼 있던데요,
실제 해설에서는 그런 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성형, 버릇, 팀 내의 위치와 평가등의 선수 자질과 사생활 부분, 신상폭로 등
다그치기 방송을 진행할 거라고 돼 있던데,
그런 것도 한 두 번 잠깐 언급하다가 말아버리는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예전의 해설에서, 유영주 해설위원과 신혜인 해설위원이
중계 중에 이런 사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지 않았나요??
13일 중계는 그 이전보다 오히려 횟수나 내용면에서 그런 점이 더 적었습니다.
그럼 무엇을 중계했는가~
댓글을 중계했습니다. ^^
댓글은 방송중계에 있어서 감칠맛나게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 중계의 매력이죠~
하지만, 댓글을 중심으로 중계를 한다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댓글문화는, 거의 배설에 가깝기 때문에,
그 댓글을 중심에 둘 필요는 없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댓글을 중계하면서,
박 캐스터 분은, 스스로 감정조절을 못 한 것인지,
누리꾼(네티즌)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중계를 시작하면서, 박 캐스터와 신 해설위원은 새로운 방송중계를 하겠다고 장담을 했는데,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중계를 보는 누리꾼들과의 전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박 캐스터 분은,
자신을 옹호하는 댓글에는 친절함을,
비난 혹은 비판하는 댓글에는 비아냥거렸습니다.
새로운 시도도 좋고,
기사에 나온 것처럼, 두 명의 해설자가 서로 한 팀씩을 응원하고,
개인적인 선수들의 이야기를 얘기해줬다면,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중계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댓글중계가 지나친 독이 돼 버린 듯 합니다.
저는 중계를 보면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혹시 WKBL TV와 캐스터 분이, 인터넷 댓글 문화에 대한 일침을 가하기 위해
이렇게 의도적으로 한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는 어렵더군요~
누리꾼의 어이없고 수준 낮은 댓글에 대해,
캐스터가 비판을 한 게 아니라, 시종일관 비아냥을 거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계를 보면서 댓글은 전혀 보질 않습니다.
예전에 몇 번 봤는데, 볼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히려 13일 중계에서는 댓글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농구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캐스터가 댓글을 중심으로 중계를 하고,
그 상황이 너무 아슬아슬하고,
오히려 안타깝기까지 하니까 댓글 상황을 스스로 점검하게 돼 버린 거죠.
또... 캐스터 분은, 스스로 13년을 여농에 헌신했다는 말을 너무 자주하신 건 아닐까요??
고생하신 건 알겠지만, 그 말을 들으면서, 중계를 보는 사람들보다 애정이 뛰어나니
'shut up'하라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저는 박찬숙 시대때부터 여농을 좋아해왔습니다.
34살이지만, 6살, 7살 때부터 여농을 텔레비전으로 보니,
할머니가 특이하다고 할 정도로요~
그리고 꾸준하게 지금까지 여농을 보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농을 좋아하는 분들은 상당수가 7,80년대부터 이어온 팬들일 겁니다.
캐스터 분이 위와 같이 말씀하시면, 이 팬들은 뭐가 되겠습니까~
WKBL TV는 정말 새로운 시도를 해 주시면 좋겠네요~
재미있는 진행을 하겠다고 했다면, 재미있게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전쟁을 하려고 하지 말고요~
개인적으로 박 캐스터 분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떤 내외부의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해설이 진행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방송하는 사람입니다.
가끔 자기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있어요.
힘들죠.
하지만, 방송인이니까, 그걸 넘어섰어야 했는데,
누리꾼들의 만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