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팀으로 구성된 여자프로농구리그에서 신한은행은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통합 챔피언을 거머쥐으며, 9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과 선수들은 정말로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타팀들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꼴찌를 한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의 감독이나 선수들이라고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매경기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경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최윤아선수가 신한을 떠난다해도 그 어떠한 변화가 없이는 09-10 시즌도 신한은행의 독주가 불보듯 뻔하게 점쳐지고, 똑같은 시나리오를 3년동안 재방송 보듯이 해야한다.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라고한다. 말 그대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의외의 상황과 반전을 통한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WKBL의 09-10 시즌의 드라마의 각본은 이미 시청자와 관중들에게 공개되어져있는 상황이다. 1위-신한은행(통합챔피언), 2위-삼성생명, 3위-금호생명, 4위-신세계..... 웬만큼 여자농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정도의 예측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WKBL이 흥행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각팀의 전력 평준화를 꾀하여야 한다.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았던 팬들이나 TV앞에 앉았던 관중들이 신한은행과 경기를해서 맥없이 지는 게임을 몇번이나 지켜보았는데 만약 다음 시즌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 그 경기를 지켜보기는 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보나마나 신한은행이 이길것이 뻔하니까...
그나마 신한의 하은주선수는 시즌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제대로 투입이 되지 못하였고, 후에 "팀에 미안했다"하는 인터뷰까지 했는데도불구하고 신한은 9할이상의 승률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다음시즌에 하은주선수가 시즌초반부터 투입이 된다면 어쩌면 사상최초로 정규리그 전승으로 시즌을 마칠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전력평준화는 흥행의 열쇠이다.
전력평준화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은 용병제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용병이 활약하던 국내여자프로농구는 우리은행, 삼성생명, 국민은행, 신한은행 같은 팀들이 정규시즌에도 각축을 벌였고, 플레이오프도 박빙의 경기들이 많았다. 또한 용병들의 허슬플레이와 현란한 개인기는 농구팬들에게 감동을 주며 박수를 받았고, 국내선수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 예를들면, 투핸드 슛만을 하던 국내선수들이 원핸드 슛을 하는 용병들을 보면서 원핸드 슛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정선민선수가 185cm의 신장으로 WNBA에 진출하여 자신보다 10cm이상 작은 선수들에게 슛블록을 당했던 이유가 바로 '투핸드 슛'이였기 때문이다.
시선을 국제무대로 돌려보자.
하은주선수는 국내 최장신 센터이자 국가대표팀을 이끌어갈 전통 센터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하은주선수와 대적할 만한 신장과 기량을 가진 선수가 없는 것이 하은주선수의 기량 및 실력 향상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대적할 상대가 없는 국내리그에서 MVP 나 득점왕을 한들, 하은주선수가 외국팀들과의 경기에서 국내리그에서 보여줬던 몸놀림과 자리싸움, 리바운드를 할 수 있을까? 하은주선수를 비롯한 국가대표선수들은 외국에 나가서 국가를 대표하여 외국팀들과 겨뤄 승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일 것이다. 그러기위해선 선진 기술과 탁월한 기량을 지닌 용병들이 국내리그에 들어와 국내선수들이 그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도 배양하고 아울러 좋은 점들을 배워야 한다. 하승진선수가 하루하루 기량이 성숙되어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NBA의 경험도 있겠지만, KBL에서 뛰는 용병들과의 몸싸움, 리바운드 다툼,수비를 하면서 경험도 축척되고 하루하루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용병들이 없이 하승진선수가 국내리그에서 뛴다면 우리가 기대하고 꿈꾸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를 대표하는 전통센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삼일상고시절 고교무대를 제패했던 하승진선수가 NBA에서 많은 것들을 느꼈듯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반드시 용병제가 부활되어야 가능하다.
이승엽선수에게는 우즈라는 라이벌이 있었기에 더많이, 더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의 벽은 높다. 하지만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이는 절대 넘을 수 없다.
국내리그의 흥행과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의 좋은 활약을 위해서라도 용병제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