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WKBL 스스로 망친 축제
용인 삼성생명과 천안 국민은행의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천안 국민은행 인재개발원 체육관. 경기종료 후 국민은행 김영만 코치가 심판실 문을 발로 찼다. "도저히 못참겠다"는 괴성과 함께 격렬히 항의했다. 경기종료 13.8초를 남기고 터진 결정적인 오심(?)이 너무나 마감한게 억울했기 때문이다.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이 결국 여자프로농구 축제의 장을 망가뜨렸다. 시즌 내내 '오심으로 얼룩졌다'는 비난을 받더니,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리는 중요한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경기는 심판들의 오심으로 승부가 갈렸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경기 내내 일관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하더니, 승부처에서 결국 일을 냈다. 63-64로 한점 뒤진 국민은행은 종료 16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따냈다. 변연하가 드라이브 인을 하던 도중 볼을 흘렸다. 삼성생명 허윤정이 드라이브 인을 시도하던 변연하의 손을 쳤는데 바로 앞에 있던 이준호 심판이 두눈 뜨고 못봤다.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테크니컬 파울에 의한 퇴장 명령을 받았다. 경기 후 WKBL측이 "잘못한 것은 잘못 한 것"이라며 오심을 인정했지만 이미 국민은행은 시즌이 아웃된 이후였다.
정 감독은 "한 해 농사를 오심 하나로 끝낸다는 게 너무 분하다. 피땀 흘려가며 노력한 선수들이 뭐가 되느냐"며 눈물을 보였고 "여자프로농구 지도자 6년 반만에 올해처럼 기준없이 판정하는 심판은 처음이다. 로비로 얼룩진 아마추어 심판보다 더 했다"고 격노했다.
마지막 휘슬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는 처음부터 심판의 기준없는 휘슬로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졌다. WKBL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그것도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이 가려질 수도 있는 경기에 5년차 심판원을 배정하는 등 행정처리 미숙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즌 초반부터 끊임없이 심판문제가 불거졌는데, 시즌 마지막 축제 기간에도 개선된 점이 전혀 없었다.
WKBL 김동욱 전무는 "너무 삐딱한 시선으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삐딱한 시선'이 아닌 사실로 증명된 한심한 결과는 아닌지 김 전무는, 그리고 WKBL 김원길 총재는 생각해야 한다. 코트위의 주인공은 심판이 아닌 선수여야 한다는 기본을 망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는 31일부터 열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또 어떤 오심이 선수들을 울고 웃길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천안 | 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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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사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