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용병제를 찬성했어요. 그때가 제 기억에 아마 시드니올림픽 즈음이었던것 같네요.
한국이 처음에 용병을 들였을 때는 중국선수만 받았어요.
천난, 서춘매 같은 선수들이 왔었죠.
기억하시나요? 그때 한국선수들의 기량은 상당히 출중했죠.
남자농구처럼 용병이 전력의 80%가 아니라, 뽑아놓은 용병도 잘 활용을 안했어요.
용병보다 한국선수들만의 플레이가 더 뛰어났어요. 이건 조직력 측면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개인 기량에서도 한국선수들이 나았죠.
용병을 뽑은 것은, 다만 그 팀에서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기 위한 방법에 불과했어요.
신생팀이던 금호에서 천난선수만이 엄청난 활약을 했죠. 서춘매선수는 보통이었구요.
다른 팀들도 그냥 보통.. 보통..
그러다가 시드니에서 우리나라가 4강을 이뤄냈죠.
이때가 본격적인 용병제가 시작되었어요.
바우터스가 삼성과 만나서 15연승이었나(?) 그당시 기록을 세웠죠.
그 후 캐칭과 우리은행은 캐칭효과로 우승까지 하게되죠.
그 다음부터 절정의 기량을 가진 WNBA 선수들이 대거 들어옵니다.
캐칭, 비어드, 티즐리, 잭슨, 맥여사, 서튼 브라운 등등(로랜잭슨은 나중에)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용병제가 좋았어요.
제가 용병제를 좋아했던 이유는 두 가지.
첫째, 화려함. 용병들이 가진 화려한 개인기와 탄력, 블락, 막강한 힘.
둘째, 쾌감. 한국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앞에두고 득점하고 제치고 블락하는 모습!
용병제가 기분좋은 이유는 두번째 이유때문이었죠.
김지윤선수가 티즐리를 돌파하는것,
정선민이 훼이크로 캐칭이 속이고 득점하는 것 등등
저는 남자농구처럼 용병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한국선수들이 최고의 선수들과 나란히 플레이 한다는 자체가 너무 감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 보세요.
캐칭이 올림픽에서 이런말을 했어요. 포도주를 만드는 공장에 가서 포도를 밟아 으깨며
한국도 이렇게 으깰거라고.
맞아요. 그 다음날 한국은 미국한테 완전 깨졌죠.
한국선수들은 너무 무기력했어요.(물론 한국이 미국을 이길 수 있는 전력은 아니예요..)
용병과 몇시즌을 함께 했기 때문에 파악을 할수 있어서 게임을 쉽게 풀어갈수 있을것이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들은 "멍멍멍" 이었죠.
그 반대였죠.
오히려 용병들에게 한국농구의 약한 곳을 고스라니 알려주고 있었던 겁니다.
뿐만아니라, 한국은 센터가 박멸당했죠.
정은순 이후, 끝.
지금 신정자와 김계령이 잘하고는 있죠.
하지만 신정자는 리바운딩에 비해 득점력이 상당히 약하죠, 국제대회에서는 거의 득점이 저조하죠.
김계령은 만년 유망주였다가 우리은행에 가서 그나마 이만큼 성장한거죠.
하지만 결코 정은순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대만에서 잘뛰고 있던 정진경선수까지 데려옵니다.
결과는 참혹했죠.
기억하시죠?
시드니 4강이었던 우리나라가 12개 팀중 12위도 했고 바닥을 박박 기고 있었다는걸.
현재는, 용병제 폐지 이후,
이만큼 성장시킨겁니다.
정선화, 양지희가 지금은 부족하지만 그나마 이제 싹튼 겁니다. 한국센터가 이제 약한 뿌리라도 내린거라구요.
신한은행 독주요?
그거 막긴 해야죠.
그 해결책이 용병제라구요?
신한독주막다가 우리나라 여자농구도 막힙니다.
더 큰걸 잃은 수는 없잖아요.
여러분들은 지금 여농의 질적 하락을 보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독주가, 바로 현재 한국 여자농구의 저"질"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다른 방법이 있어요. 용병제가 답이 아닙니다.
그건 악수중에 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