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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영옥선수는 탄산음료를 드시지 못합니다

지난 4월 프로에서 은퇴한 여자 농구선수 김영옥(37·김천시청)이 전 소속팀인 KB국민은행의 정덕화(48) 감독으로부터 술자리를 강요당하고 인격모독적인 폭언을 들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영옥은 지난 3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시즌 중에도 2~3일 정도 경기가 없을 때면 (여자 선수들이) 나이대별로, 그룹별로 불려나가 술을 마셔야 했다”며 “몸이 안 좋고 피곤해도 감독님 부름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영옥은 이어 “술자리에서 ‘속이 안 좋아서 못 먹겠다’고 말하면 ‘사회생활 똑바로 못 한다’며 억지로 먹이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몸 관리가 생명인 선수들인데, 술을 말려야 할 감독님이 그렇게 술을 강요했다”고 적었다.

김영옥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베테랑 가드다. 지난 시즌에도 평균 14.1점, 3.9어시스트로 활약했으나 시즌 후 KB국민은행과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은퇴했다. 현재 실업팀인 김천시청에서 뛰고 있다.

김영옥은 또 감독의 욕설과 폭언 때문에 인간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으로부터) ‘나이 처먹은 것들이’ ‘나 같으면 입에 칼 물고 자살한다’ ‘돈이 그렇게 좋으냐’ ‘장애인이냐’ ‘너희 같은 것들 데리고 시합하는 자체가 창피하다’ 등등 차마 입으로 옮기기도 어려운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영옥은 본지 통화에서 “두 달 전 은퇴할 때부터 고민을 거듭해 쓴 글”이라며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문제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서 뛰었던 또 다른 선수 A씨도 “감독님이 술자리에서 기본으로 폭탄주 3잔을 마시게 했고 그다음엔 계속 술 먹는 게임을 했다”며 “고참, 신인 가릴 것 없이 거친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덕화 감독은 “팀이 연패에 빠지거나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술자리를 가진 적은 있다”면서도 “술을 강요한 적은 없으며 김영옥에게도 사이다를 마시게 했다”고 반박했다. 폭언에 대해선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일일이 기억하긴 어렵다”며 “노장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려고 했던 말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덕화 감독은 삼성생명 감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을 거쳐 2009년 1월부터 KB국민은행 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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