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방송이 갖는 과제는 단연코 시청자인 수요자 위주의 방송으로 가는 길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공급자인 방송의 일방적인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현대의 방송은 다채널 다매체의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이다. 그만큼 시청자의 입장에서 채널과 매체의 선택권의 폭이 넓어졌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WKBL 농구경기중계를 주관하는 방송사인 MBC 사의 횡포가 도를 넘어 극에 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는 일이 바빠 자주 들어오지는 못하지만, 한국 여자농구팬으로서 WKBL 게시판을 간간이 방문하곤 한다. 특히 커뮤니티란을 꼭 활용하는 편인데 이곳에 글을 쓰시는 분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며 여자농구의 발전을 바라는 사람이기도 하다.
올스타전에서 보여진, 전쟁기념관과 소외계층의 여성을 위한 기금 적립 등, 이 땅에 사는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여자농구 연맹을 바라보는 느낌은 같은 여자로서 참으로 흐믓한 심정이다.그러나 방송사가 이미 정해진 경기중계까지 취소할 정도로 횡포를 부리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없이 무대응,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무능한 연맹을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져 이제는 아예 화병까지 날 정도가 되었다. 팬으로서 상업방송사의 공공성을 의심하기에 앞서 그 정도의 행정력밖에 가지지 못했나, 라고 여자농구연맹까지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바라건대 MBC방송은 방송의 공공성 획득을 위하여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그 과제를 찾을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다매체 다채널 방송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수요자 위주의 21세기적 발상의 대전환이 참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기껏 중학교 축구 경기를 중계하기 위하여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거나, 발전하는 미래가 아닌 단지 과거에의 집착만을 위한 것으로만 여겨지는 정부홍보 프로그램을 위하여 공공 방송중계가 취소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WKBL이건, MBC 건간에 지금은 수요자가 왕인 시대임을 부디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여자농구 중계에 대한 문화방송사의 대분발을 촉구한다.만일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않은채 이해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취소경기가 잇따른다면 그에 적절한 대응책으로서 여농팬들의 안티 문화방송 캠페인같은 것도 심각히 고려해 볼 시점에 이른 것 같다.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임하는 시청자에게는 그만큼 방송 선택의 폭이 넓다는 사실을 MBC는 충분히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