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13 11:32 [스포츠 투데이]
박정은(28·180㎝)이 ‘코트의 천사’로 거듭난다.
수원 삼성생명의 ‘맏언니’ 박정은은 최근 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불황에 대비하거나 은퇴 후를 생각해서 만든 통장이 아니다. 바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기금 통장’이었다. 주위 농구계 지인들의 도움을 합해 약 2,000만원을 내놓았다.
박정은은 최근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내 모구청에 대상자 선정을 의뢰했고,금주 초에 대상자를 통보받았다. 사정이 어려운 초등학생들로 박정은은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초적인 생활비와 학비 등을 보조해주기로 했다. 또 박정은은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대로 수술비가 없어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예정이기도 하다.
박정은은 이런 ‘이웃돕기 프로젝트’를 위해 꾸준히 해마다 연봉의 일정비율을 ‘이웃돕기 기금통장’에 적립할 예정이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지인들과 함께 계속 해나간다는 생각이다. 사실 박정은의 이런 기금 통장 마련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프로야구나 축구 등에서도 간혹 수천만원씩 쾌척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대개 엄청난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나 연봉이 국내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해외파 선수 정도다. 아직 여러가지로 사정이 열악한 여자농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선행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박정은은 “그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데 대한 당연한 도리일 뿐이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겸연쩍어 했다. 14일 생일을 맞는 박정은. 박정은은 추운 겨울날,그녀의 팬클럽 이름인 ‘해피 바이러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