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풍경이 벌어졌다. 여섯 팀 중 2위팀이 무려 네 팀이 됐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이유는 3,4일에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결과 덕분이다. 3일, 청주 KB스타즈가 인천 신한은행을 꺾은데 이어 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는 홈팀 용인 삼성생명이 부천 KEB하나은행을 52-51로 꺾으면서 9승 10패가 4팀이 됐다. 1위 춘천 우리은행과의 승차가 8경기차로 동일한 가운데, 앞으로의 허리 싸움이 대단히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연승을 기록한 삼성생명에서는 엠버 해리스가 13득점 8리바운드, 키아 스톡스가 리바운드 11개를 보태며 승리를 도왔다. 또한 고아라가 승부처 활약을 비롯하여 14득점 6리바운드 4스틸로 활약했다.
KEB하나은행은 첼시 리가 17득점 7리바운드로 분발한 가운데, 버니스 모스비가 14득점을 보탰지만 그 외 국내선수들의 승부처 활약이 여전히 저조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정은은 18분간 뛰었지만 슛 7개를 모두 실패했다. KEB하나은행은 전체적으로 3점슛 10개 중 8개를 실패했고, 자유투에서도 13개 중 6개를 놓치는 부진을 보였다.
1쿼터만 해도 KEB하나은행이 앞서는 분위기였다. 강이슬의 활약이 좋았다. 공격에 정체기를 겪던 삼성생명은 해리스를 투입, 골밑 득점 덕분에 2점차(12-10)까지 쫓아가는데 성공했다. 이어 고아라의 득점으로 역전까지는 성공했지만 첼시 리의 골밑을 막지 못하면서 결국 1쿼터는 KEB하나은행의 리드(20-16)로 끝났다.
1쿼터와 달리 2쿼터는 점수가 많이 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11점, KEB하나은행은 7점에 그쳤다. 전반이 끝났을 때 27-27. 1쿼터 페이스와는 정반대였다. 어느 팀도 외국선수가 득점원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지 못한 가운데, 삼성생명이 이미선과 스톡스 덕분에 리드(25-24)하는 듯 했지만, KEB하나은행의 서수빈이 3점슛을 터트리면서 경기는 27-27로 동점이 됐다.
후반에도 점수차는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2쿼터보다는 시원시원한 공격이 나왔는데 KEB하나은행에서 모스비가 3쿼터에 10점을 몰아친 반면, 삼성생명은 김한별과 배혜윤, 고아라 등이 고르게 득점을 올리면서 균형을 맞춰갔다.
승부처는 4쿼터였다. KEB하나은행은 모스비의 3점 플레이로 44-44, 동점을 만든데 이어 염윤아의 3점슛으로 47-44 리드를 잡았다. 이 리드는 51-44, 7점차까지 벌어졌다. 남은 시간 2분 12초. 이날 경기 들어 점수차가 가장 많이 벌어지면서 KEB하나은행이 이대로 웃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생명도 포기하지 않았다. 해리스의 3점슛으로 1점차(50-51)로 쫓아간데 이어 배혜윤의 골밑슛이 역전을 안겼다.
KEB하나은행은 종료 2.3초전, 첼시 리가 자유투 2개를 얻으면서 역전의 기회를 맞았지만,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KEB하나은행은 이 패배로 최근 5경기에서 4패를 당하는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박종천 감독은 "질 수 없는 경기를 졌다"며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