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중위권이라고?’
수원 삼성생명의 ‘맏언니’ 박정은(28·180㎝)이 오기의 부상 투혼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박정은은 지난해 12월31일 열린 춘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왼쪽 눈썹 윗부분이 크게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야 병원으로 향한 박정은은 무려 16바늘을 꿰맸다. 경기 도중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간 김은혜(우리은행)가 8바늘을 꿰맨 것에 비하면 대단한 중상. 게다가 이 부상 부위는 지난해 우리은행의 홍현희와 부딪히며 다쳤던 자리여서 부상 정도는 더 심했다. 6개월 정도 지난 뒤 흉터를 제거하는 수술을 따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병원측에서는 ‘땀이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최소 1주일 정도는 운동을 하지 말 것’을 권유했으나 박정은은 말을 듣지 않았다. 2일 열린 안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도 출전을 강행,30분 넘게 코트를 누비며 7점 4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은 3연승으로 단독 선두.
박정은이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무리하고 있는 것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전망 때문. 박정은은 “시즌 전 많은 사람들이 우리 팀을 중위권 또는 하위권으로 봐서 오기가 생겼다. 시즌 초반부터 확실히 기선을 제압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계령의 공백으로 삼성생명이 중위권 이하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으나 삼성생명은 2위 그룹과 1.5경기차로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1라운드 전승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용병 애드리안 윌리엄스가 3경기 평균 22.7점 15.7리바운드로 김계령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주고 있는 데다 나에스더,김아름,이유미 등 식스맨들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팀의 고공 비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정은의 ‘부상 투혼’이 최근 4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친 삼성생명의 한을 풀어줄 것인지 주목된다.
by 스포츠투데이 김동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