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끝난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1999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 이후 8년만에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역시 베테랑들의 힘이 컸다.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노장들을 배제하고 신진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가 각각 13위와 4위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 정선민(33), 박정은(30)을 투입하며 예선부터 결승까지 7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선민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의 간판 노릇을 충실히 해냈다. 7경기에 나와 평균 15.7점, 6.3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해내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활약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내에서 가장 많았을 정도로 한국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박정은 역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불사르며 제 몫을 했다. 대회 개막 직전에 주전 포인트 가드인 최윤아가 다치는 바람에 1번 역할까지 떠맡게 된 박정은은 말 그대로 포지션을 가리지 않으며 종횡무진,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중국과 결승전 전반에는 상대 선수와 강하게 부딪히며 입술 부위를 다쳐 치아 쪽에 큰 부상을 당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은 이들의 활약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확정짓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들의 뒤를 누가 이을지에 대한 걱정도 해야 한다.
골밑 요원으로는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한 하은주(24.200cm)에 많은 기대를 모으게 됐다. 또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던 김계령(28.191cm)과 신정자(27.184cm) 역시 향후 대표팀의 골밑을 떠받쳐줄 대들보로 성장해야 한다.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이 된 포인트 가드에는 이경은(20.176cm), 최윤아(22.170cm)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 커나가길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정선민, 박정은 등 '언니'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 있다 해도 그 이후를 책임져줄 젊은 선수들의 분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