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퀸’답다.
천안 국민은행의 대들보 정선민(31)은 이문규 감독에게 있어 그야말로 ‘보물’이다. 185㎝ 77㎏의 체격에 남자같은 과감한 플레이로 국민은행의 골밑을 든든히 지킨다. 또 팀이 핀치에 몰릴 때에는 묵묵히 득점포를 터뜨리며 반전의 선봉에 서는 등 듬직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 시즌 3경기 평균 29.7득점 8.7리바운드.
정선민은 팀이 2연패에 빠지자 지난 2일 광주 신세계전을 앞두고 “마지막 0.001초전까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4쿼터 초반 용병 니키 티즐리가 5반칙 퇴장으로 빠진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선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새해 꿀맛같은 첫승을 안았다.
그는 “우리 팀은 한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우승에 목마르다 보니 마음만 앞서 아쉽게 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 차례의 패배도 우리은행전 1점차(76-77), 금호생명전 4점차(71-75)로 석패한 터다.
다른 5개팀 사령탑에게 정선민이 ‘눈엣가시’인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정선민에겐 항상 거친 수비가 따라붙는다. 지난 겨울리그에서 자유투 1위(109개)에 오른 것도 그만큼 상대팀의 견제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 경기 수비와 격렬한 몸싸움에 신경이 날카로운 것은 여전하지만 올 시즌 정선민의 태도엔 한결 여유가 붙었다. 정선민은 “이런 거 일일이 신경쓰다 보면 머리터져 죽는다”고 웃어 보였다.
정선민은 “발목 수술하느라 올림픽도 참가 못하고 약 1년간 휴식을 가졌다. 그 기간동안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전에는 농구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농구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노련함에 여유까지 겸비한 정선민이 이번에야 말로 우승에 목마른 국민은행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by 스포츠한국 오미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