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부터 인도 첸나이에서 열리는 제23회 아시아여자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 분석 마지막 시간으로 가드 진을 둘러본다.
금번 대표팀 가드진은 "센스가드" 이미선(용인 삼성생명)을 필두로 이경은(구리 금호생명), 김유경(안산 신한은행)이라는 신구가 조화된 포인트 가드와 진미정(안산 신한은행)이라는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슛팅가드로 짜여져있다.
이미선은 전주원과 대표팀 주전 가드를 양분했던 선수로 지난 몇년간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완벽히 부활했고, 이경은 역시 전주원과 같은 선일여고를 졸업하고 "제2의 전주원"으로 각광 받으며 프로에 입문한 선수이다.
김유경은 이제 3년차에 불과하지만 안산 신한은행 최윤아가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대표팀에 승선한 케이스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뽑은 선수이다. 이전 대표팀에 비해 무게감과 경험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좋은 실험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진미정은 신한은행 3연패에 수비와 정확한 3점포를 바탕으로 여자농구 "정덕화"라고 불리는 선수로서, 수비를 앞세운 경기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미선(용인 삼성생명 비추미, 174cm, 31세, 지난 시즌 평균 성적 - 37분 26초 출장, 12.13점, 6.5리바운드, 6.2어시스트, 2.4스틸)
여러 내우외환을 겪으며 농구명가로서 자존심을 구길뻔한 용인 삼성생명 2008~2009시즌 야전 사령관 역할을 120% 수행하며 팀을 정규리그와 챔프전 준우승까지 만들어내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여자농구 대표 야전 사령관이다.
왼쪽과 오른쪽 무릎에 한차례 씩 부상을 입으며 선수생활에 치명타를 입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성공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부활의 조짐을 확인했다. 이후 2008~2009 정규시즌에 이종애, 박정은과 함께 삼성생명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2년간 부상으로 결장하고 2007년 시즌 영점을 조율한 뒤,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 스틸 2위, 출전 시간 3위 등 계량 부분에서 모두 상위에 랭크, 다시한번 "미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탁월한 경기운영 능력과 속공 전개 능력, 그리고 넓은 시야와 위기시 해결 능력은 리그 탑가드로서 나무랄 데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최윤아가 부재중이지만, 이미선 존재는 대표팀 가드진에 안정감을 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듯 하다.
이경은(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 176cm, 23세, 지난 시즌 평균 성적 - 22분 22초, 5.97점, 3리바운드, 2.7어시스트, 0.6스틸)
제2의 전주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경은, 2006년 우리은행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 후 2007년 시즌 전 트레이드를 통해 금호생명으로 둥지를 옮겼다.
열정적인 농구, 한발 더 뛰는 농구가 아직까지는 센스나 운영 능력에 비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경은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모든 농구인들로 하여금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4년차에 불과한 이경은은 2008~2009시즌 농구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는 한해였다.
비록 출장시간에서 변화가 없었지만 수비력이 일취월장했고, 득점력이 2점 가까이 향상되었다. 평균 4.53점 이었던 득점이 5.97로 향상되며 포인트 가드가 절대적으로 갖추어야할 조건인 위기시 해결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된 것이다.
경기력 기복이 심했던 부분 역시 2년 전에 비해 커브의 곡선이 완만해졌다. 그만큼 경험이 쌓이며 향후 대표팀 주전가드로서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선 백업가드로서 활약이 예상된다. 몇분이 되었던 자신의 진가와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길 바래본다.
김유경(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167cm, 21세, 지난 시즌 평균 성적 - 5분 21초, 1.5점, 0.3리바운드, 0.6어시스트, 0.1스틸)
그야말로 신예가드이다. 평균 성적으로 보면 대표팀 합류가 의외일 만큼 눈에 띄는 기록이 없다. 대표팀 선발이 의외라 생각이 될 정도이다. 하지만 김유경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여자 농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2008년 드래프트에서 강아정(국민은행), 김단비(신한은행)에 이은 3순위에 뽑혔고, 당해 가드 순위 1순위로 선발된 선수이다. 김유경의 가장 큰 장점은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돌파력에 있다. 데뷔 직후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던 김유경이 눈에 띈건 지난 퓨처스 리그이다.
2년간 부상으로 신음했던 김유경은 컨디션을 회복한 퓨처스리그에서 신한은행 가드진이 약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활약을 펼쳤다. 돌파면 돌파, 득점이면 득점, 어시스트가 좀 약했을 뿐 경기 운영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번 첸나이 대표팀에 승선하는 행운을 얻었다. 물론 같은 팀 최윤아 부상과 다른 팀 가드진이 활약이 미비했다는 점이 선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부분적인 세대교체와 김유경 잠재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변수가 크지 않다면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쉽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얻어오는 경험은 김유경 개인에게 많은 동기부여를 해줄 것으로 보인다.
진미정(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173cm, 33세, 지난 시즌 평균 성적 - 29분 50초, 9.55점, 2.9리바운드, 1.3어시스트, 0.9블록슛)
신한은행 3연패의 한 꼭지를 담당했던 선수가 진미정이다. 삼성생명으로 이적한 선수민과 함께 궂은일을 가장 이상적으로 수행해내고 있는 리거 중 한명이다. 진미정의 장점은 강력한 수비이다. 남자 선수를 연상케하는 탄탄한 체구와 근력 앞에 매치업되는 많은 선수들이 혀를 내두른다.
그리고 칼날같은 어시스트 패스에 이은 뜬금없는 3점포 또한 상대팀으로 하여금 허탈함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진미정은 슛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를 오가며 벤치에서 떨어지는 역할에 대한 비중을 잘 나누어 수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팀 임달식 감독이 이번 대회 수장으로 참가하는 만큼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 요긴하게 작전 수행을 해낼 적임자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진미정는 벌써 11년째 여자농구계에서 활약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꾸준함은 결국 그녀를 몇번에 대표팀에 합류시켰고, 또다시 이번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수비가 필요할 때, 외각포에 갈증을 느낄 때 진미정이라는 존재는 아마도 대표팀에 한줄기 시원한 빚줄기같은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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