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WKBL에서는 각 구단 전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다. 오늘은 구단별 전력 점검 마지막 시간으로 천안 KB국민은행과 춘천 우리은행 전력을 둘러본다.
<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 >
탄력있는 라인업 구축, 신한은행 대항마 예상 적중시킬까?
지난 시즌 변연하 영입으로 일약 우승권에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KB국민은행,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가드 포지션 트러블과 주전 센터로 발돋움한 정선화 부상과 주전급 식스맨 곽주영 부상이 국민은행 성적에 발목을 잡으면서 위권으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보고 말았다.
시즌 후반 KB국민은행은 전임 조성원 감독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여자농구 명장 정덕화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를 추스리며 시즌을 정리했다. 시즌 중반기까지 나타났던 문제들을 일정 부분 해소한 모양새로 말이다.
KB국민은행 전력의 핵심은 두 말이 필요없는 "바니공주" 변연하이다. 지난해 이적을 하며 적응과 포지션 트러블을 겪으며 관계자 우려를 자아냈던 변연하는 지난 인도 첸나이에서 벌어진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팬들에게 널리 알렸다.
내외각을 아우르고, 지난 시즌 패싱 능력까지 일취월장한 변연하를 중심으로 "총알낭자" 김영옥이 재기(?)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기존 김지현과 신세계에서 영입한 박선영으로 짜여진 포인트 가드까지 백코트 진은 무게감과 밸런스를 맞추었다.
그리고 정확한 한방을 가지고 있는 김나연, 지난 시즌 비밀 병기로 깜짝 활약을 펼쳤던 이경희까지 주전과 식스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인사이드 멤버도 지난해에 비해 한층 좋아진 라인업을 구성했다. 기존 김수연에 부상에서 복귀한 정선화와 곽주영이라는 존재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한층 무게감이 실렸다. 다만 경험이 풍부한 장선형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중반에 합류가 가능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다시 부상이라는 변수가 팀에 찾아오지 않는다면 리그 어느 팀과 경쟁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만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정덕화식 조직력, KB국민은행에 안착할까?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KB국민은행은 지난 시즌 후반 정덕화 감독을 영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시즌을 마감했다. 정덕화 감독은 삼성생명, 남자농구 SBS를 거치면서 수비농구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명장이다.
화려한 맛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느 감독보다도 많은 수비 패턴과 용병술에 있어 합격점을 받고 있다. 위기의 삼성생명도 줄곧 상위권에 올려놓았고, SBS 시절 열악한 선수 구성에도 팬과 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성적을 만들어냈다.
그런 정덕화 감독이 집중력과 끈끈함이 떨어진다는 KB국민은행 감독으로 부임했다.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과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감독이 호흡을 같이하게 되었다. 팀 핵심멤버인 김영옥, 변연화와 궁합이 좋은 정덕화 감독이 팀 컬러를 어떻게 만들어 팀 상승세를 이끌 것인지가 적지않은 이슈가 될 듯 하다.
이전까지 보여준 정덕화식 조직력이 KB국민은행과 잘 맞아떨어진다면 금번 시즌 태풍의 눈으로 대두될 가장 강력한 후보가 국민은행으로 보여진다.
생각하고 싶지않은 변수, 부상이라는 단어.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센터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정선화 부상으로 전력에 합류하지 못했고, 곽주영마저 부상으로 신음하며 센터진에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올시즌 두 선수는 쾌조의 컨디션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고, 지난해 개점휴업 여파로 인한 아쉬움으로 게임 출장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두 선수 존재 여부는 KB국민은행이 생각하고 있는 오각형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마지막 퍼즐과도 같은 존재이다.
결국 이 두 선수 활약 여부는 부상 이력이 있는 만큼 재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인 키워드이긴 하지만 KB국민은행에 다시 부상이 생긴다면 패닉으로 빠질 가능성이 적지않다.
< 춘천 우리은행 한새 >
2% 부족한 베스트 라인업, 물량 작전 성공할까?
지난해 김은혜 부상과 조직력이 무너너지며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은 우리은행, 금년 시즌 역시 김계령, 홍현희를 비롯한 주전들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면서 6개 구단 중 훈련 페이스가 가장 늦었다.
리그 가장 믿을만한 트원타워인 김계령과 홍현희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며 팀 관계자 우려를 낳고 있고, 포워드 라인 또한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가드 라인은 부상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김영화, 김선혜, 천민혜, 홍보라, 박혜진, 이은혜 등 탑 클래스로 평가받기 보다 각자 색깔이 강한 선수들로 짜여져 있어 체력을 중심으로 한 팀 별 맞춤형 농구를 구사하겠다는 복안으로 전술을 정비한다.
KB국민은행에서 백업 센터로 영입한 나에스더와 신세계에서 주전급으로 영입한 멀티 플레이어 임영희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10~12명으로 시즌을 치러내겠다고 밝힌 정태균 감독 물량전이 빛을 발해야만 다시 우리은행 비상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여자농구 명장 정태균, 우리은행 명예회복 어디까지 성공할까?
정태균 감독은 WKBL 이전 파이롯트, 대웅제약 여자농구단 코치를 시작으로 삼성생명, KB국민은행 감독을 거친 현재 여자농구 감독 중 가장 경험이 많은 감독이다. 여자농구에서 지도자 상만 6차례 수상한 경력이 그의 화려함을 증명해준다.
지난해 박건연 감독에 이어 오프시즌 새로 팀을 맞은 정태균 감독은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믿음의 농구라는 색깔을 가진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팀을 맡은 직후 정태균 감독은 집중 훈련에 들어가면서 "부상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고, 가드진에 포진한 선수들 기량이 그만그만하다. 맞춤형 농구를 구사해 열세인 부분을 정리하겠다"라며 팀 운영 복안을 내놓았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상황에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대명사인 정태균 감독의 시즌 운영이 우리은행 명예회복에 어떻게 나타날 지 지켜보는 일도 리그를 관람하는 흥미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센터진의 명암, 김계령과 홍현희
우리은행 센터진은 네임밸류로만 따지면 신한은행 라인업과 대등함 혹은 그 이상 전력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김계령과 홍현희가 크고 작은 부상을 가지고 있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느냐라는 의문부호를 가지게 한다.
김계령은 지난 아시아여자선수권에서 부상 여파인지 마지막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관계자들에게 걱정거리를 던져주었고, 홍현희도 고질적인 부상을 가지고 있어 풀타임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 두선수 조합은 승부처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이 두 선수의 "건강함"은 우리은행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시즌 내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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