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민은행과 금호생명 경기를 마지막으로 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리그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신한은행이 지난해와 같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과 국민은행 약진이 두드러진 모양새였다. 팀 별로 1라운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1라운드 성적 - 4승 1패, 공동 1위)
리그 3연패에 빛나는 안산 신한은행이 금년에도 역시 극강의 전력을 과시하며 1위를 지켰다.
라운드 마지막 게임인 우리은행 전 패배를 당하며 정규리그 연승 기록을 '23"에서 멈추긴 했지만, 하은주 - 강영숙 - 정선민으로 이어지는 인사이드 진과 진미정 - 전주원으로 짜여진 백코트 진 짜임새는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퓨처스 리그 5관왕에 빛나는 김단비가 지난해와 달리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고, 삼성생명에서 영입한 김채원과 "뉴 얼짱 슛터" 김연주까지 힘을 보태며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MVP 최윤아가 빠져 다소 뻑뻑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연화라는 뛰어난 대체 인물까지 적시 적소에서 활약을 해주고 있어 남은 5라운드도 걱정없이 관통할 태세이다.
결국 신한은행이 남은 기간동안 가장 잘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은 부상과 갑작스런 컨디션 저하에서 오는 슬럼프이다. 이 두가지 요인을 적절히 관리해 낸다면 신한은행 앞날은 "완전 밝음"이다.
결국 신한은행이 남은 기간동안 가장 잘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은 부상과 갑작스런 컨디션 저하에서 오는 슬럼프이다. 이 두가지 요인을 적절히 관리해 낸다면 신한은행 앞날은 "완전 밝음"이다.
용인 삼성생명 비추미 (1라운드 성적 - 4승 1패, 공동 1위)
삼성생명이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레알" 신한은행에 필적할 대항마로 평가받으며 4연승으로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리그와 홈 개막전이었던 신한은행과 게임에서 패하며 리그를 시작했지만, 이후 4게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최고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선 - 박정은 - 이종애로 이어지는 든든한 삼각편대와 신한은행에서 영입한 "파이터" 선수민, 그리고 킴벌리와 허윤정이 각각 제몫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호근 감독이 위기처에서 조커로 활용하고 있는 홍보람과 "리틀 정은순" 이선화까지 적은 플레잉 타임이지만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하면서 팀 승리에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부상과 적지않은 연령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던 삼각편대도 매 게임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4연승이라는 고공행진을 만들어냈다. 아직은 100% 컨디션이 아닌 킴벌리가 몸상태를 완전히 회복하고 주전 3인방 부상이라는 암초만 만나지 않는다면 금번 시즌 역시 삼성생명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 (1라운드 성적 - 3승 2패, 3위)
KB국민은행이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며 2009~2010시즌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지난 시즌 정선화, 곽주영 부상과 포지션 밸런스 붕괴라는 이유로 시즌 전 우승후보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맛보았던 국민은행이 달라진 정신력과 집중력, 안정적인 베스트 파이브를 구축하며 매 경기 선전을 펼치고 있다.
2년전 국민은행 "희망봉"으로 급부상했던 김수연 - 정선화 라인업이 구축되었고, 기존 김영옥과 변연하의 수준급 득점포에 신세계에서 FA로 영입한 "방글이" 박선영이 게임을 치를수록 안정적인 리딩 능력을 팀에 보태면서 정덕화 감독 머리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백업에 있다. 김지현이라는 수준급 백업 가드와 안정적인 3점슛터 김나연, 그리고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슛터 강아정, 인사이드 테크니션 곽주영까지 포지션마다 기복을 배제할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베스트 멤버가 안정화를 가져가고, 지난해 만연된 패배의식만 없앤다면 다크호스 이상의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고, 5게임을 치른 현 시점에서 그 느낌은 어느정도 맞아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 (1라운드 성적 - 2승 3패, 4위)
금호생명이 부상이라는 악령에 1라운드를 지배당하며 리그 운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호생명은 시즌 전 올 시즌 많은 활약이 예상되었던 가드 김진영을 시작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신정자가 손가락 골절을 당하며 "부상"이라는 단어와 궁합을 맞췄다. 그리고 시즌 시작과 함께 조은주가 무릎 부상을, 18일 신세계와 경기에서 한채진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한꺼번에 베스트 멤버 3명을 잃었다.
게다가 리그 최고의 센스 플레이어 정미란도 무릎 부상을 안고 있어 플레이 반경이 줄어들어 있는 실정이다. 신정자만 손가락 부상과 허벅지 부상에도 불구하고 연일 맹위를 떨치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정도이다.
결국 현 멤버 중 이경은과 김보미 정도가 제 컨디션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어 이상윤 감독 머리는 복잡함 그 이상이라고 한다. 남은 5라운드 운영에 대한 비상대책이 일찌감치 금호생명에 숙제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퓨처스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원진아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고, 다른 특별한 백업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아 부상 선수 복귀 시점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격언도 금호생명에게는 호사스런 단어일 뿐이다.
부천 신세계 쿨캣 (1라운드 성적 - 1승 4패, 공동 5위)
부천 신세계가 "아쉬움"이라는 단어로 가득찬 1라운드로 보내고 말았다.
보다 "공격적인 공격, 공격적인 수비"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앞세워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고 시작한 신세계에 경기 후반 2% 부족한 결정력에 발목을 잡히며 그야말로 아쉬운 4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보다 완성된 김지윤과 김정은 백코트 조합, 양지희와 허윤자 건재함을 바탕으로 매 경기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4쿼터 체력 열세와 상대적 높이 열세라는 이유에 발목을 잡히고 만 것이다. 백코트 경기력은 끝까지 대등하게 유지되었지만, 대체 센터 요원 부족으로 상대적 빈곤감을 겪어야 했다.
퓨처스 리그에서 신세계 센터진을 확실히 책임져 주었던 배해윤과 박세미가 아직 기대만큼 전력에 정규리그 전력에 편입되지 못한 것이 정인교 감독에게 걱정을 심어주고 있을 것이다.
다만, 라운드 후반으로 접어들며 부진했던 슛팅 가드 양정옥 3점포가 살아난 것이 다른 선수들 행동 반경을 넓혀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분위기상 많은 호재로, 1라운드 보여주었던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불운까지 겹쳤던 1라운드 거든 4패라는 성적표를 다시 받아들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 (1라운드 성적 - 1승 4패, 공동 5위)
우리은행이 시즌 개막과 함께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개막 후 내리 4연패를 당한 우리은행은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거함 신한은행을 잡는 기적아닌 기적을 연출하면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시즌 전 우리은행은 특별히 몸이 좋은 선수가 없을 정도의 팀 컨디션과 포인트 가드 부재라는 이유로 어느정도 부진이 예상되었다. 김계령과 홍현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고, 박혜진 - 김영화 - 홍보라 등으로 이어지는 가드 진은 다른 5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우리은행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한 것 처럼 보였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이유 외에도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며 승리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면서 팀 컬러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김계령과 김은경 득점 분포 밸런스, 김은혜의 외곽포가 고비마저 터져야 하는 그 밸런스를 신한은행 전 보여주었다. 승리 방정식을 찾은 우리은행이 적지않은 여유전력의 지혜로운 운용을 바탕으로 2라운드 이후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W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