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삼성생명 비추미는 2008~2009시즌 통합 2위를 차지하였고, 오프시즌 로벌슨이라는 슈퍼 신인과 신한은행에서 선수민을 영입하며 골밑을 강화, 신한은행에 필적할 만한 전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야심차게 2009~2010시즌을 준비했던 삼성생명은 시즌 초반 10연승을 기록하는 등 주위 기대와 다르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2위를 차지하면서 신한은행과 챔피언 결정전 리턴 매치를 치렀지만, 다시 통합 2위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가져야 했다. 삼성생명을 돌아본다.
시즌 성적 - 30승 10패(2위) 득점 - 68.0점(5위) 리바운드 - 34.2개(3위) 어시스트 - 15.9개(4위)
한수위 조직력, 체력을 뛰어넘다
삼성생명은 주전 의존도가 가장 큰 팀 중에 하나이다. 박정은과 이미선, 그리고 이종애로 연결되는 팀 핵심 멤버들은 출전 시간 랭킹 2, 3, 8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시간 동안 플레잉을 하면서 체력에 대한 걱정을 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오랬동안 손발을 맞춰온 경험을 바탕을 앞세워 조직력이라는 이름으로 한계를 뛰어넘었다.
세 선수는 오랬동안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온 트로이카로 수비와 공격에서 서로의 부담을 줄여주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과다한 출전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시즌 초반 호 성적을 이끌어냈고, 중반을 넘어 잠시 컨디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험과 호흡에서 우러져 나오는 조직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2위를 성사시켰다.
플레이오프에서 리그 후반 급 상승세를 탓던 KB국민은행과 일전을 펼치면서 주위에 우려를 낳았지만, 삼성생명은 후반기 부진이 플레이오프 준비 과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정리하면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신한은행과 3번째 챔피언 결정전 리턴 매치 두번째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챔프전 8연패에서 탈출하는 절반의 성공을 만들어냈다.
적시 적소에 펼쳐졌던 이호근 감독 용병술
삼성생명은 2009~2010 시즌 공격과 수비 스쿼드를 확실히 나누어 실행했고 작전은 적중했다. 시즌 중반까지 삼성생명은 특유의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박빙의 게임을 승리로 가졌갔고, 중반을 넘어 로벌슨과 박언주, 홍보람을 승부처에서 조커로 활용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로벌슨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과 돌파를 통해 이호근 감독 용병술 성공을 확인시켜 주었고, 홍보람과 박언주는 짧은 출장시간에도 불구하고 고감도 3점슛을 바탕으로 팀이 수많은 고비처를 넘기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허윤정은 이종애와 함께 수비형 센터로 게임에 나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골밑을 철통같이 지켜주었고, 간간히 출전했던 이유진 역시 패기를 앞세워 주전 센터인 이종애가 오반칙으로 퇴장을 당했을 때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센터진 밸런스를 맞춰냈다.
2008~2009 시즌 주전 의존도가 심했던 삼성생명은 로벌슨을 중심으로 이호근 감독이 공을 들였던 선수들이 출전 때 마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공수에 맹활약, 확실한 용병술과 어울리는 궁합을 선보이며 여러 악재에도 2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로벌슨의 존재감, 공격의 숨통 틔어
삼성생명은 시즌 직전 미국에서 하프 코리안인 킴벌리 로벌슨을 데리고 왔다. 삼성생명은 이전에도 미국에서 선수를 데리고 왔었다. 임정희라는 선수였고, 이 선수는 주위의 평가와 달리 한국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래 걸리지 않아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삼성생명은 다시 로벌슨이라는 승부수를 띄었다. 로벌슨은 임정희와는 급이 다른 선수였다. 포지션은 가드였지만 긴 윙 스펜을 지니고 있었고,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돌파력과 탄력 등 수준급 기량을 지니고 있는 선수였다. 시즌 초반 부상과 적응 문제로 인해 기대만한 기록을 만들지 못했던 로벌슨은 이후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삼성생명 공격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박정은으로 집중되었던 삼성생명 공격 루트는 개인기를 앞세운 로벌슨 존재로 인해 공격 전술을 다양화시켰고, 로벌슨은 특유의 농구 센스와 강심장을 통해 고비처에서 팀에 득점을 만들어주는 알토란 같은 역할을 확실히 해내면서 팀 선수 운용에 숨통을 틔어주었다.
삼성생명은 로벌슨 존재로 리그 후반기 슬럼프를 이겨내고 KB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 3연승으로 장식하고 챔프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삼성생명은 FA가 되었던 이종애와 박정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된 삼성생명이 새로운 감독과 호흡이 가장 이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3년차인 2010~2011 시즌 다시한번 신한은행과 명승부를 펼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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