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우승을 내줄 수 없다는 천안 국민은행 선수들의 투지는 놀라웠다. 2위 국민은행은 이 날 춘천 우리은행전에서 패한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내줘야 하는 상황. 하지만 국민은행 선수들은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리은행의 우승 헹가래를 다음 경기로 미루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스켓 퀸’ 정선민(31·185㎝)이 있었다.
정선민이 23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한 국민은행이 우리은행을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74-71로 꺾었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1위 우리은행에 3게임차로 따라 붙은 것은 물론, 공동 3위 수원 삼성생명과 인천 금호생명을 1게임차로 따돌리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54-53 상황에서 4쿼터를 맞이한 국민은행은 최위정(6점 5어시스트)의 미들슛과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정선민의 미들슛으로 6점차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김영옥(24점 5어시스트) 김계령(8점 5리바운드) 콤비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한 국민은행은 결국 66-66으로 동점이 되며 연장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정선민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정선민은 연장 15초만에 2점슛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1분 뒤 다시 2득점을 올리며 스코어를 72-68로 벌렸다. 72-7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종료 16초전에는 공격을 시도하던 김영옥의 드리블을 가로채기하며 국민은행의 승리를 점치게 만들었다. 3.1초를 남긴상황에서 신정자(8점 15리바운드)가 자유투 두개를 모두 놓치자 몸을 날려 공격리바운드에 상대 반칙으로 자유투까지 얻어낸 정선민은 이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선민은 경기 후 “몸상태도 좋지 않고 정신적으로 지치지만 매 경기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팀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by 스포츠투데이 천안 이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