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무너지는가.’
‘전통의 농구명가’ 수원 삼성생명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생명이 팀사상 최다인 6연패의 치욕을 맛봤다.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 KB스타배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변연하(25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와 박정은(15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분전했으나 김지윤(14점) 김경희(17점)의 협력플레이를 앞세운 금호생명에 54-59로 패했다.
삼성생명의 6연패는 2002 겨울리그 때 기록한 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이다. 순위도 선두에서 신한은행과 공동 4위(8승10패)로 급추락, 플레이오프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01년 여름리그에서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삼성생명으로선 4년 만에 맞는 최대 위기다.
원인은 용병의 공백. 삼성생명은 국가대표 센터 김계령이 우리은행으로 이적하자 최장신 용병 애드리안 윌리엄스(193㎝)를 영입했고 시즌 개막전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며 명가의 위용을 떨쳤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10경기를 소화한 뒤 부상을 이유로 미국에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도 “믿었는데 그럴 줄 몰랐다”며 허탈하고 있다. 대체용병 영입을 추진 중이지만 다들 리그 중이라 데려올 선수가 없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용병의 공백으로 ‘국가대표 3인방’ 이미선-박정은-변연하의 위력이 급감되는 악순환에 있다. 외곽 일변도 공격과 더블팀 수비로 경기의 부담은 날로 커진 데다 용병 몫까지 리바운드를 해야 하는 오버페이스로 체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처음엔 “삼성생명이 무너질 리 없다”던 농구 관계자들도 이제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관론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 흔들리는 명가 삼성생명이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지 농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by 스포츠한국 오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