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삼성생명 양강 구도가 어느정도 정리된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삼성생명 2010-2011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5승 - 22승 3패, 1위)
접입가경이다. 1,2라운드 위기를 넘어선 신한은행은 이후 완벽에 가까운 신구조화를 선보이며 순항 중이다.
5라운드 들어 4라운드까지 보여주었던 스쿼드에 약간의 변화를 주며 플레이오프 모드를 처음으로 시험가동했다. 전주원과 정선민 출장 시간을 늘려가면서 그동안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연화와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부상 여파로 계속해서 컨디션을 조절했던 전주원과 정선민은 5라운드 들어 80%이상 회복된 몸상태를 가져가며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과 통합 5연패라는 팀 목표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강영숙과 하은주 존재도 신한은행 고공행진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강영숙은 꾸준함으로, 하은주는 클러치 능력으로 팀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있다.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지 않는 한 신한은행 상승세의 끝은 어디가 될지 며느리도 모를 판이다.
용인 삼성생명 비추미 (4승 1패 - 19승 6패, 2위)
삼성생명은 순간 순간 "삐그덕 삐그덕~"이라는 어느 통신 회사 광고를 생각나게 하는 전력을 보여주었지만 명불허전을 실감케하며 계속해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4패를 더했지만 광주 중립 경기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며 4연승을 질러 2위 수성에 맑음을 표시했다. 다만 1라운드 이후 신한은행에게 내리 4연패를 당한 부분이 아쉬울 정도이다.
이전 라운드까지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던 박정은이 어느정도 컨디션을 찾은 모습이고, 파워 포워드 트러블도 이전 라운드에 비해 많이 해소된 모습이다. 부진했던 선수민 활약이 좋은 밸런스를 가져다 주었다.
4라운드 로벌슨이 무릎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가져가지 못했지만, 2번으로 변신한 박태은과 박언주가 외곽과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그동안 삼성생명 핵심과제였던 식스맨 키우기에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로벌슨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만 다시 터지지 않는다면 삼성생명의 앞으로 성적에도 좋은 모습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2승 3패 - 12승 3패, 공동 3위)
4라운드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KDB생명, 4라운드 2승 3패를 당하면서 위기를 맞게 되었다.
5라운드 성적에 분수령이었던 12일 신세계와 홈게임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다음 경기에서 5위 KB국민은행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 타격이었다. 결국 KDB생명은 아쉬움 가득한 2승에 그치면서 신세계와 공동 3위에 머물게 된 5라운드였다.
KDB생명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당일 컨디션이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한 명씩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정자와 이경은, 그리고 한채진과 조은주로 이어지는 스타팅 라인업이 한 게임씩 존재감을 잃었다.
개인적 부진은 결국 KDB생명이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하는데(?) 원인을 제공했고, 4라운드까지 생각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신세계와 게임차를 넓히는 데 실패하고 만 5라운드였다.
타팀에 비해 경험이 적은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얼마만큼 정신적인 여유와 체력을 보충하는냐에 따라 남은 두 라운드에서 목표하고 있는 3위 달성에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친 신세계 쿨캣 (2승 3패 - 12승 3패, 공동 3위)
올 시즌 화두가 되고있는 조직력 결여라는 숙제를 여전히 풀지못한 5라운드 신세계였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5라운드가 시작될 즈음 신세계가 어느정도 조직력을 갖추고 제2의 레알이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라운드 첫 게임부터 KDB생명에 덜미를 잡히면서 조직력 부재를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집중력이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차이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약팀과 상대할 때 좋은 밸런스를 가져가고 있으나, 박빙의 상황이나 강팀과 상대할 때는 조직력과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말았다.
단, 이전 라운드에 비해 김계령과 김정은, 그리고 김지윤으로 이어지는 슈퍼 라인업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나, 강지숙이 여전히 부진하고 2번 자리에서 활약해주어야 할 양정옥과 김나연, 그리고 박하나가 제자리를 못찾고 있다.
신세계 역시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오랜 시간 휴식을 취하는 만큼 지난 5라운드를 철저하게 리뷰해 여유를 키워드로 정신력을 재무장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분배와 집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신세계이다.
KB국민은행 세이버스 (2승 3패 - 7승 18패, 5위)
'변연하 쇼크'에서 벗어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KB국민은행 5라운드였다.
3,4라운드 1승 9패를 당하면서 지긋지긋한 변연하 쇼크를 경혐해야 했던 KB국민은행은 5라운드 들어 2승 3패를 기록하며 한 호흡 쉬어갔다. 슬럼프를 겪던 라운드에 비해 밸런스와 집중력에서 좋은 모습으로 절반의 성공을 만들었다.
박세미가 오랬만에 본연의 공격 본능을 선보였고, 변연하 공백 이후 원투펀치가 된 김영옥과 정선화 활약이 꾸준했다. 그리고 만년 유망주 곽주영 활약이 더해지면서 생각보다 좋은 경기력을 가져갔던 KB국민은행이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경기 운영 능력의 한계는 더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정선화, 김수연의 고질적인 파울 트러블과 기복있는 프런트 코트 밸런스는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두가지 약점에 발목잡힌 KB국민은행은 4위권 진입에 전망이 어두어진 5라운드였다.
6라운드 이후에도 변연하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의 전력으로 남은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6라운드 중위권 팀 부진과 함께 대반격을 펼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는 쳐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상승 국면으로 접어든 KB국민은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궁금함이 더해진 5라운드였다. 6라운드 중위권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 (5패 - 3승 22패, 6위)
또다시 아쉬운 라운드 전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이었다.
점점 포지션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임영희와 배해윤, 그리고 양지희까지 고분분투하고 있고, 박혜진를 비롯한 프론트 코트진 또한 분발하고 있지만 전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팀과 붙어도 박빙의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은행이다. 적어도 전반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절대적인 높이 약세라는 다소 치명적인 약점에 후반전에 열세를 띄고만다. 이부분은 분명히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득점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사관학교답게 선수들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고 있다는 점 등은 당장 현실에 앞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은행에게 희소식임에 분명하다.
이제 금요일(4일) KDB생명과 신한은행 경기로 6라운드가 시작된다. 순위의 향방이 정해질 6라운드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W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