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2010~2011시즌 마지막을 장식한 시상식이 끝나면서 또 한번의 리그가 추억 속으로 넘어갔다. 오프 시즌 WKBL에서는 팀별 리뷰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오늘은 첫번째 시간으로 춘천 우리은행 한새를 분석해 본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2009~2010시즌에 이어 6위에 그치는 부진을 겪어야 했다. 우리은행 6위는 사실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농구 사관학교를 표방하며 김은혜를 제외한 라인업을 신진급으로 가져가며 리빌딩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은행은 타 팀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또다시 6위에 머물렀다.
시즌 성적 - 5승 30패(6위) 득점 - 61.3점(6위) 리바운드 - 30.3개(6위) 어시스트 - 12.9개(6위)
농구 사관학교 선언, 암울했던 현실로
오프시즌 우리은행은 김계령과 홍현희를 각각 신세계, 우리은행으로 보내면서 전력 약화가 예상되었다. 신세계에서 배해윤과 양지희를 받아들였지만 앞서 언급한 두 선수의 존재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였다.
양지희는 2009~2010시즌 대활약을 펼쳤지만 성장에 대한 의문부호가 더 큰 선수였고, 배해윤 또한 주전 4번 자리를 맡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더 많은 선수였다. 그렇게 우리은행 라인업은 김은혜 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신생팀 수준의 선수들로 베스트를 구성하며 새로운 시즌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시작된 시즌, 사관학교 우리은행은 참담한 현실을 경험해야 했다. 연전 연패를 당하면서 코칭 스텝과 선수들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팬과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이 언제쯤 마수걸이 승리를 따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 부호를 갖게 만들었다.
결국 우리은행은 5승을 따내는 데 그쳤고, 지난 시즌 거두었던 9승에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5승만을 거둔 채 아쉬운 한 시즌을 경험해야 했다.
김은혜 부상 악재, 가속화된 추락
1라운드 우리은행은 답답함에 연속이었다. 조직력과 높이, 경험 부재 등 승리를 따내기 위한 어떤 요소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한계를 절감해야 했던 우리은행이었다.
그렇게 한 라운드를 돌은 우리은행은 '과감함'을 선택했다. 어쩌면 필수적인 선택이었기도 했다. 선수 구성상 패기를 빼고는 리그 어떤 팀과도 상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2라운드 들어 우리은행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조직력과 정신적인 부분에서 1라운드와는 다른 그것을 보였고, 다른 팀도 우리은행에게 이기긴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경기 내용으로 승수를 쌓았다.
그렇게 우리은행은 패기를 바탕으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 팀 맏언니인 김은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만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방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은혜 공백은 우리은행 입장에서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사건이었다.
코트에서 선장까지 잃게된 우리은행은 잠시 패닉에 빠졌고, 다소 정비된 모습을 보였던 조직력까지 붕괘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렇게 2010~2011시즌 우리은행은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악재 속에 발견, 신진급 대성장
5승 30패라는 치욕같은 성적을 남긴 우리은행이 시즌을 통채로 날린 것만은 아니었다. 농구 사관학교라는 표어에 걸맞는 신진급들 성장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양지희와 배해윤이라는 실험적인 센터 라인업은 1라운드 이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였다. 양지희는 2009~2010시즌 성적을 이어가며 팀 대들보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또 한명의 실험작이었던 배해윤은 일취월장한 기록을 만들었다. 출전시간 보장과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확실히 폭발시켰다. 평균 득점은 3.5점에서 11.8점으로 3배 가량 상승했고, 리바운드 역시 2.7개에서 5.6개로 2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양지희와 배해윤이라는 실험적인 조합을 대성공으로 이끌어낸 우리은행이었다. 또한, 박혜진이라는 차세대 포인트 가드를 키워낸 한 시즌이었다.
지난 두 시즌에서 트라우마를 겪었던 박혜진은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였고, 해결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혔다. 평균 득점을 두 자리수(5.4점 - 10.4점)로 높혔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숫자로 두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그렇게 우리은행은 성적에서 실패를 보았지만, 선수 발굴이라는 본연의 목표는 달성했던 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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