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팀별 리뷰 5번째 시간으로 용인 삼성생명 비추미를 돌아본다. 용인 삼성생명은 3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에 머무른 후, 야심차게 2010~2011 시즌을 준비하여 대권에 도전했다.
준우승 멤버들이 고스란히 시즌으로 이어졌고, 로벌슨의 경험과 신진급 성장이 어우러지며 신한은행을 압박했었다. 하지만 박정은 컨디션 저하와 플레이오프 직전 부상 악령에 휩싸이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시즌 성적 - 23승 12패(2위), 득점 - 67.9점(2위), 리바운드 - 34개(2위), 어시스트 - 16.8개(2위)
조직력 업그레이드, 찬란했던 초반 라운드
이선화, 박태은 등 신진 세력들이 오프 시즌 충실한 훈련을 통해 급성장한 용인 삼성생명은 시즌 초반 9연승을 만들어내며 휘파람을 불었다. 주포인 박정은이 부진했지만 로벌슨과 이종애가 대활약을 펼쳤고, 이미선을 중심으로 짜임새있는 경기를 펼치면서 기분좋게 시즌을 출발할 수 있었다.
초반 삼성생명 상승세의 원동력은 이종애와 로벌슨이었다. 이종애는 은퇴를 앞두고 확실히 불꽃을 피웠다. 오프 시즌 체중 증대를 통해 높아진 신체 밸런스를 가져간 이종애는 득점과 리바운드, 특유의 블록슛까지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면서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런 이종애 활약에 화룡점정이 된 선수가 로벌슨이었다. 1년간 국내 무대 경험이 더해진 로벌슨은 특유의 파워넘치는 돌파에다 외곽슛과 리바운드 능력을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켜 유일한 약점으로 평가되었던 높이의 걱정을 불식시켜 버렸다.
삼성생명은 오프 시즌 여러 차례 대표팀 소집으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졌던 박정은과 이미선을 대신한 두 선수의 활약으로 상큼하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고, 리그 후반 부진한 모습에도 일찌감치 정규리그 2위를 결정짓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국민 포워드' 박정은 부진, 성적에 발목을 잡다.
삼성생명이 정규 리그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박정은 부침이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다쳤던 종아리 부상을 오프 시즌에도 여러 국제 대회 차출로 인해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던 박정은은 아시안 게임까지 참가하면서 완전히 밸런스를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라운드 중반을 넘어 어느 정도 컨디션과 밸런스가 살아나는 듯 하였으나, 박정은은 끝까지 본연의 슛터 본능을 살려내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경험에 기대하며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박정은은 플레이오프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유의 외곽슛은 빗나가기 일수였고, 감각적인 돌파에 이은 미들슛과 골밑슛도 실종되었다. 게임 리딩과 팀 밸런스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득점력이 포함되지 못했던 박정은 모습은 2% 부족한 그것이었다.
본인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부상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삼성생명 플레이오프 탈락을 막아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겪어야 했다.
충격이 아닐 수 없었던 챔프전 진출 좌절
시즌 초반 9연승과 함께 찬란한 시즌을 예고했던 삼성생명은 시즌 후반 이종애 부상 등 난조 기미가 보이더니 결국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하는 충격을 겪어야 했다.
7라운드 중반 이종애가 부상을 당하더니 백업 슛터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언주까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암울한 앞날을 예고케했다. 그렇게 두 명의 아군을 플레이오프에서 잃었던 삼성생명은 첫 경기를 접전 끝에 내주고 첫번째 위기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그리고 두번째 경기에서 삼성생명은 선수민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따내고 1승 1패로 균형을 가져가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듯 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도전은 다시한번 부상에 발목을 잡혀야 했다.
세번째 게임에서 로벌슨이 다시는 코트에 들어서기 힘들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한 것이다. 3쿼터 돌파 과정에서 로벌슨은 발목이 완전히 돌아갔고, 이후로는 코트에서 그녀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삼성생명은 3쿼터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로벌슨 부상 이후 높이 열세와 함께 완전히 밸런스를 잃었고, 결국 경기를 KDB생명에 내주면서 마지막 게임에 몰리고 말았다.
그리고 네번째 게임, 이종애까지 부상 투혼을 보이면서 코트에 들어섰지만 이미 기울어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채 아쉬움 가득한 플레이오프로 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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