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샤 굿렛을 앞세운 춘천 우리은행이 디펜딩챔피언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우리은행은 1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라이벌 안산 신한은행을 85-79로 꺾고 첫 승을 따냈다.
개막전답게 쫓고 쫓기는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우리은행은 4쿼터에 12점을 합작한 박혜진-임영희 콤비와 묵직하게 인사이드를 지킨 사샤 굿렛을 앞세워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었다.
이은혜와 노엘 퀸이 주전으로 나선 우리은행은 초반 원활한 공격을 기대했으나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하며 리드를 당했다. 최윤아와 조은주, 김단비, 김규희, 쉐키나 스트릭렌이 주전으로 나선 신한은행은 코트를 넓게 사용하며 쉽게 점수를 올렸다.
조은주의 3점슛과 스트릭렌의 연속 3점슛으로 14-6으로 기선을 잡은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득점을 거들면서 21-12까지 점수차를 벌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쉽게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굿렛이 투입되자 무게중심이 잡힌 듯, 점수를 뽑아내며 25-19로 추격한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는 우리은행의 시간이었다. 2-3 지역방어가 제대로 먹히면서 하은주 효과를 견제했다. 신한은행이 처음 3분여 동안 2점에 묶인 가운데 우리은행은 굿렛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방어의 위력은 계속됐다. 김은경과 이선화까지 가세하면서 2쿼터 중반, 우리은행은 31-30으로 역전한데 이어 2쿼터 종료 1분 43초전에는 40-32까지 달아났다. 2쿼터 신한은행은 단 9점에 그쳤다.
3쿼터는 '3점슛 쇼'가 펼쳐졌다. 3쿼터에만 두 팀이 10개의 3점슛을 터트렸다. 특히 전반 내내 3점슛이 침묵했던 우리은행은 3개 던져 3개를 모두 넣으면서 자칫 신한은행 쪽으로 넘어갈 뻔 했던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신한은행은 김단비, 스트릭렌, 김연주, 조은주가 3점슛을 터트리면서 우리은행을 압박했다. 3쿼터 종료 2분 55초전에는 스트릭렌의 3점슛으로 57-55로 경기를 뒤집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이선화가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들어가면서 58-57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에 임영희와 박혜진까지 터지면서 63-57로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 신한은행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슛감은 좋았지만, 3쿼터 막판 스트릭렌이 4번째 파울을 범했기 때문. 다행히 최윤아와 하은주 특유의 콤비 플레이가 먹혀들면서 4쿼터 초반에는 70-68로 리드를 잡았으나, 4쿼터 중반에는 또 다른 고비를 맞아야 했다. 바로 하은주의 공백이다.
하은주는 4쿼터 중반, 공격자파울을 범하면서 개인 파울 4개째를 기록한다. 하은주는 이어진 포제션에서도 우리은행의 굿렛을 막다가 5번째 파울을 범해 벤치로 물러나고 말았다.
하은주가 빠진 신한은행의 골밑은 굿렛의 놀이터였다. 굿렛의 연속 득점이 성공하면서 우리은행은 77-74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신한은행은 설상가상으로 스트릭렌이 무리한 돌파를 이어가면서 공격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 우리은행은 박혜진의 연속 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우리은행에서는 박혜진이 14득점 6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굿렛도 20득점 7리바운드 2블록으로 이름값을 해냈으며, MVP 임영희와 양지희도 12점씩을 거들며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였다. '새 식구' 이선화(10점)도 필요할 때 알토란 같은 중거리 슛을 넣으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신한은행은 최윤아가 13득점 12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WKBL 데뷔이래 개인통산 첫 트리플더블이었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스트릭렌도 30득점을 기록했으나 무리한 플레이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신한은행은 11월 14일,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한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우리은행은 11월 15일, 구리에서 KDB생명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