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희가 우리은행의 단독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양지희는 22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외환과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맹활약, 춘천 우리은행의 63-50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개막 4연승을 질주, 선두를 고수했다.
양지희는 이날 하나외환의 골밑을 부지런히 공략, 13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모두 사샤 굿렛(14득점 10리바운드)에 이어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개막 후 유일하게 무패를 질주 중이니 팀 분위기도 당연히 좋을 터.
하지만 팀 분위기에 대해 전해달라고 하자, 양지희의 입에서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양지희는 “감독님이 엄하신 데다 걱정도 많으셔서 분위기가 좋진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를 보탰다. “선수들이 어린 편이다 보니 감독님은 분위기가 풀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신 것 같다.”
이는 선수단 모두 공감하는 바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주축선수들은 젊은 편이다. 한순간 분위기가 다운되면 걷잡을 수 없이 하락세가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 때문에 양지희는 “하나외환과의 경기에 앞서 ‘우리 팀은 지금 3연패 중이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그래야 긴장감을 유지한 채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양지희는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돼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개인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양지희는 “체중은 그대로인데 근력이 좋아졌다. 덕분에 몸싸움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라며 웃었다.
실제 양지희는 이날 허윤자를 상대로 숨 막히는 수비력을 뽐냈다.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볼이 투입되는 것 자체를 봉쇄했다. 이 탓에 허윤자는 이날 2득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양지희는 “(허)윤자 언니는 패스가 예리하다. 감독님이 이를 인지하시고 타이트한 수비를 강조하셨다. 감독님의 지시 덕분에 수비가 원활했던 것 같다”라며 견해를 전했다.
우리은행으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양지희는 원석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태며 보석으로 거듭났다. 우리은행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는 양지희의 활약이 올 시즌에도 계속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