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마다 모니크 커리(30, 182cm)가 등장했다.
커리가 활약한 청주 KB스타즈는 9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의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73-68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2쿼터 중반. 그 누구도 커리를 제어할 수 없었다. 속칭 ‘그분이 오셨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졌다. 적극적인 돌파와 골밑 침투로 상대 반칙을 수차례 유도해냈고, 자유투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골밑슛과 3점슛까지. 쉬지 않고 득점하며 2쿼터에만 16득점 했다.
후반 들어서도 신한은행이 쫓아오면 곧바로 득점포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KB 공격이 안 풀린다 싶을 때마다 등장해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6득점 8리바운드 3스틸 2어시스트. 커리가 이날 올린 최종 기록이다.
경기 후 커리 역시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며 애초에 공격 부분에서 마음먹고 나왔음을 알렸다.
또한,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던 경기의 끝맺음을 한 것도 커리였다. 경기종료 16초 전, KB가 70-68로 2점 앞선 상황. 신한은행의 마지막 공격에서 커리가 상대 공을 가로챘다. 이어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까지 얻어냈다. KB의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바로 직전 KB의 공격에서 커리가 공을 흘리며 신한은행에 공격권을 내준 것이다. 자칫 자신 때문에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커리는 보란 듯이 만회해냈다.
이에 커리는 “마지막 공격에서 실수했지만 다시 기회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그 순간을 떠올렸다.
이렇듯 커리는 KB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이날 커리에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반 한때 커리가 공격에서 무리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한, 수비에서도 약속된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 상대에게 쉬운 득점을 내주기도 했다.
이에 KB 서동철 감독 역시 “커리가 득점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열심히 뛰어줬다. 다만 팀플레이와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지적이 필요하다”고 이날 커리를 평가했다.
이러한 서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커리는 “감독님 말씀처럼 수비에서 노력하겠다”며 순순히 받아드렸다. 커리 스스로도 수비에서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커리가 수비에서까지 노력하겠다고 한다. 이는 분명 KB의 상승세에 큰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공동 2위에 오른 KB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