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의 뒷심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우리은행은 2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구리 KDB생명에 74-67로 승리를 거두었다. KDB생명은 2연패에 빠졌다.
38분을 지다가 2분을 뒤집은 우리은행이었다. 경기 내내 켈리 케인의 인사이드를 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은행이지만, 승부처 이선화와 박혜진, 임영희의 슛이 고루 터지면서 4쿼터 뒤집기에 성공했다. 4쿼터 스코어는 25-16. KDB생명은 4쿼터에서만 실책 5개를 범했다.
KDB생명 입장에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시작부터 3쿼터까지는 흐름이 좋았기 때문. 선수들 모두 전 경기와는 다르게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과 좋은 집중력을 보였다. 덕분에 2쿼터 들어 10점차까지 달아나면서 흐름을 잘 가져갔다. 2쿼터에 KDB생명은 켈리 케인을 활용한 공격이 성공한데 이어 한채진과 신정자, 이경은 등이 고루 득점에 가담한 덕분에 38-30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1쿼터를 18-16, 2점차로 근소한 리드를 가져갔던 우리은행은 이승아가 침묵하고, 2쿼터 사샤 굿렛이 켈리 케인과의 매치업에서 밀리면서 다소 어렵게 경기를 치러갔다. 임영희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전반에 준비했던 수비가 잘 안 풀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3쿼터에도 KDB생명은 리드를 지켜갔다. 우리은행의 추격이 거세긴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한채진이 볼 없는 공격을 잘 가져간 덕분에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이연화가 3번째 파울을 범한데 이어 켈리 케인도 4번째 파울을 범하면서 밸런스가 깨졌던 것. 설상가상으로 신정자가 벤치에 나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연달아 실책을 범하면서 추격에 빌미를 제공했다. KDB생명은 3쿼터에서만 실책 6개를 기록했다.
51-49, 근소하게 KDB생명이 리드를 지킨 가운데 시작된 4쿼터. 우리은행의 추격이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4쿼터 시작 17초만에 굿렛이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해 위기에 몰렸다. 그 틈을 탄 KDB생명도 이경은의 연속 득점과 케인의 활약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케인이 발목 통증을 이기지 못해 교체를 당한데 이어 신정자마저 경기를 더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흐름은 급격히 우리은행 쪽으로 무너졌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자유투 2개를 얻어낸데 이어, 우중간에서 3점슛을 꽂으면서 경기를 65-64로 뒤집었다. 이어 임영희가 이경은과의 1대1에서 득점을 뽑아내면서 우리은행은 승부의 팔부능선을 넘었다.
이날 우리은행에서는 임영희가 24득점(4쿼터 8점)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박혜진은 17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승리를 도왔다. 박혜진은 이날도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시즌 성공률 100%를 이어갔다. 이선화와 굿렛은 13, 12점씩을 거들었다.
KDB생명은 켈리가 16득점 7리바운드 4블록으로 골밑을 지배했다. 이경은과 한채진은 14점, 13점씩으로 좋은 경기를 보였지만 결정적일 때 인사이드의 지원 사격을 받지 못한 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