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기 감독의 고민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경기였다.
부천 하나외환이 2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74-62로 웃었다.
하나외환은 춘천 우리은행, 안산 신한은행 등 상위권 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유독 KDB생명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올 시즌 4연패였다.
하지만 25일 승리로 KDB생명전의 지긋지긋한 연패 사슬을 끊음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찾았다.
경기 후 조동기 감독은 “전면강압수비를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이해하고, 시작부터 잘했다.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면서 우리에게는 쉬운 슛 찬스가 났다. 그리고 우리는 실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외환(8개)은 이날 KDB생명에 20개의 실책을 유도했다.
수비에서 시작된 하나외환의 변화가 팀의 공격력도 향상시켰다. 모처럼만에 70점대 득점을 올린 것.
조 감독은 “앞에 설명한 것이 잘돼서 70점대에 간 것 같다”고 말하며 “오늘 경기를 점수로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 실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골고루 잘해줬다. 지든 이기든 이렇게 해주면 바랄게 없다”고 흐뭇해했다.
앞으로 하나외환의 경기에서는 전면강압수비를 자주보게 될 전망이다. 사실 하나외환은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몇 경기 전부터 이 수비를 시험해왔고, 이제는 본격 가동이 되는 것이다.
조동기 감독은 “우리팀은 수비가 문제가 아니라 공격에서 문제가 나온다. 전면강압수비가 상대의 공을 스틸할 기회를 만들고, 이것이 우리 팀에 더 쉬운 득점을 연결되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인터뷰실을 떠나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살 수 있는 방법이 이거면 힘들더라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