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사상 처음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캠프를 개최했다.
WKBL은 지난 10일부터(13일까지) 강원도 속초에서 'WKBL U-12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부터 여자농구 역사에 큰 공을 세운 정은순, 정선민, 조문주, 장선형, 이종애, 권은정과 이지승 코치도 강사로 나서 클리닉을 진행했다. 여기에 정덕화 前 KB 감독이 캠프 총 감독으로 선수들에게 교육을 했다.
클리닉이지만, 선수들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전술보다는 기본기 위주의 교육이 진행됐다. 강사들은 2인 1조로 슛과 패스, 드리블을 가르쳤다. WKBL 관계자는 “기술 습득보다 기본기 위주의 교육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농구가 재미있고 흥미를 갖게끔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11일 오후. 강사들이 오전에 교육한 클리닉을 바탕으로 선수들은 정식 경기를 치렀다. 강사들은 일일 코치로 나섰다. 강사들은 처음보는 선수들이라서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열정적으로 교육한다. 선수들도 승부욕을 불태우며 코트 곳곳을 누볐고, 경기 결과가 나오자 희비도 엇갈렸다.
경기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정 감독이 선수들을 붙잡고 조금 더 세부적으로 기본기를 가르친다. 정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며 땀을 닦는다. 정 감독은 경기 중에도 꾸준히 메모를 하면서 관람했고,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르쳤다.
산곡북초 임정빈(12)은 “농구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금 알게 됐어요”라며 해맑게 말했고, 신길초 홍혜린은 “드리블 패스 등 기본기 위주로 배웠는데, 코치 선생님이 안 가르치시니 색다른 것 같아요. 이런 캠프를 많이 하면 좋겠어요”라며 웃는다.
신길초를 이끌며 창원 LG 정창영의 누나이기도 한 정안나 코치는 “중,고등 캠프만 있는데 초등학생들에게 이런 기회가 많이 없다. 연맹에서 지원도 좋고,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쳐 주니 감사한 마음이다. 선수들도 내가 말하는 것보다 더 잘 듣는 것 같다(웃음)”며 환하게 웃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팀들은 시청각 실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영화는 NBA 르브론 제임스를 다큐멘터리로 구성한 내용이다. 선수들은 연맹이 제공한 간식을 먹으며 진지하게 보고 있었다.
대전 갑전초 문지현(12)은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캠프가 열리면 좋겠어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보인다.
저녁식사 후. 정 감독이 지도자들에게 교육하는 시간. 정 감독은 “공과 친하게 지내는 연습을 해보라”, “선수와 함께 노력하라”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선일초 김동환 코치는 “많은 공감을 했고, 어떻게 지도할지 방향도 제시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렇게 캠프 2일차가 끝이 났다. 3일차에도 클리닉과 연습경기, 성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시간이 갈수록 캠프의 열기도 더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