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KDB생명에게 지난 20일 안산 신한은행전 패배는 큰 충격이었다. 전반을 20점 앞선 채 마쳤지만, 뒷심부족으로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된 것.
하지만 22일은 달랐다. KDB생명은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외환과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맞대결에서 56-40으로 이겼다. 1쿼터에 벌려놓은 13점차 리드를 지킨 완승이었다.
한채진은 팀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매 쿼터 득점을 올리는 등 꾸준히 공격력을 발휘, 팀 공격을 이끌었다. 50%의 야투율을 기록한 한채진의 최종기록은 14득점 4어시스트 2스틸.
아무래도 경기종료 후 한채진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얘기는 지난 20일 신한은행전이었다. 한채진은 “국내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졌던 건 아니다. 쉐키나 스트릭렌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줬다. 솔직히 (역전패하며)화가 났고, 짜증도 났었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어제의 패배는 오늘의 약이 됐다. KDB생명은 모처럼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김소담은 감기에 걸린 신정자의 체력부담을 덜어줬고, 이연화와 이경은도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한채진은 “하루 쉬고 치르는 경기라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뛰는 농구로 이겨보자고 각오를 다지고 나온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이날 승리에도 불구, KDB생명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6경기만 남겨뒀지만, 3위 청주 KB 스타즈와의 격차는 5.5경기에 달한다. 모두 이겨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김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한채진은 최선을 다짐했다. “욕심 같아선 전승하고 싶다”라고 밝힐 정도로 말이다. 한채진은 이어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오늘 경기처럼 ‘뛰는 농구’를 하며 승리하고 싶다. 플레이오프에 떨어진다 해도 포기는 없을 것”이라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