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미래들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2014 FIBA세계여자농구선수권에 참가한 한국여자농구대표팀이 30일(현지시간) 쿠바와의 예선 3번째 경기에서 패하며 예선 탈락했다.
비록 1승을 거두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초 목표로 삼았던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살려주자는 취지는 수확을 거둔 듯 보인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실력 향상이 돋보인 선수를 꼽으라면 KB스타즈의 가드 홍아란(22, 174cm)이 아닐까 싶다. 홍아란은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주전 가드로 출전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쿠바와의 경기에선 경기 시작 후 4분여간 무득점에 그치고 있던 상황에서 날카로운 돌파로 첫 득점을 만들어냈고, 이후에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팀 득점을 이끌었다. 홍아란은 이날 12점으로 활약했다. 홍아란은 예선 3경기 평균 9.7점 2.7리바운드 1.7어시스트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3점슛은 경기당 1개씩을 성공시켰다.
홍아란은 대회를 마친 소감에 대해 “벨라루스도 그렇고, 쿠바도 그렇고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경기인데, 세계적인 선수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벽을 넘지 못 한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얻어간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대회 경험은 홍아란의 올 시즌 플레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아란은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KB의 가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홍아란은 “주위에서 많이 늘었다고 얘기해주시는데, ‘내가 늘었나’ 생각하기보다는, 한 해 한 해 농구에 더 깊게 집중하면서 파고들다 보니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아란은 대표팀에 들어와서 느낀 점이 뭐냐는 질문에 “다른 선수들과 두 달 가량 연습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팀워크란 게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홍아란은 또 세계대회에 2진이 왜 나가느냐는 비아냥거림이 가슴 아팠다며 “마음이 아프다. 내가 너무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세계대회에 2진이 나간다고 하니까, 아시안게임이랑 바뀐 거 아니냐는 비난을 너무 많이 들었다. 우리 12명 중 그런 소리를 안 들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 자존심도 상하고, ‘우리가 왜?’하는 의문도 가졌다. 그렇게 얘기한 대로 흘러간 것 같아서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홍아란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량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진 듯 보였다. 올 시즌 좀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홍아란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