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번만큼 무거운 무게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변연하(34, 180cm)의 이야기다. 대회 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변연하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그랬다.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중국과의 여자농구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농구는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농구 베테랑 변연하도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은 없었다. 2001년 제3회 동아시아대회에서 처음 대표팀에 발탁 된 그녀는 15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부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지만 은메달이 최고였다.
변연하는 “한국 여자농구가 금메달을 따고, 그 자리에 내가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국가대표로 생각한 자리에서 금메달을 따서 2배로 기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변연하는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첫 3점슛을 포함해 16득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가장 많은 득점을 더했다.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사실 그녀는 아시아경기대회 실질적 첫 경기라 할 수 있는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부진했었다. 주전으로 출전해 20분간을 뛰며 1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변연하의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금메달을 목에 건 날 변연하는 그 이유를 밝혔다. “대표팀 생활을 15년 간 했는데, 준비를 개인적으로 가장 잘한 것 같고, 나름 자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표팀이라 부담을 정말 많이 가졌다. 경기 수가 적었는데도 좋은 모습을 못 보여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한 경기는 잘하든 못하든 후회 없이 뛰어보고 싶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금메달을 꼭 따고 싶었다. 시원섭섭하다”라며 웃어보였다.
또 다른 사연도 숨어있다. 변연하는 처음 대표팀이 소집 됐을 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리 디스크 때문에 최종 승선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단 한례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그리고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대표팀 위성우 감독도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위 감독은 “(변연하는)가장 열심히 훈련에 임한 선수다. 일본 경기로 주위분들의 실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믿고 있었다. 변연하가 믿음에 보답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