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득점원의 공백이 너무나도 컸다. 팀내 평균득점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정은(14.7점)과 엘리사 토마스(12.3득점)가 부상으로 빠진 부천 하나외환의 골밑은 너무나도 휑했다. 디펜딩 챔피언 춘천 우리은행이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
박언주가 3점슛 개를 포함 18득점으로 활약한 우리은행은 14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하나외환을 80-46로 대파했다. 우리은행은 개막 후 무패(4-0) 행진을 달렸고, 하나외환은 2연패에 빠졌다. 리바운드 45-26, 어시스트 25-8의 차이만 봐도 경기 내용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은행이 압도적이었다.
김정은 대신 강이슬을 투입하면서 화력을 보강하고자 했던 하나외환이었지만 전체적인 깊이의 차이가 컸다.
초반만 해도 점수차가 많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우리은행이 초반 슛 난조를 겪는 틈을 타 하나외환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쿼터 5분 27초경, 오디세이 심스의 패스에 이은 홍보람의 레이업으로 10-8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샤데 휴스턴의 2득점으로 12-8, 4점차로 달아난 뒤부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1쿼터를 25-10으로 마친 우리은행은 2쿼터 사샤 굿렛을 투입해 분위기를 제압했다. 굿렛이 2쿼터에 올린 점수는 4점에 불과했지만, 높이의 위력은 우리은행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 여기에 박언주, 김단비, 이은혜 등 식스맨들이 득점 쟁탈전에 가세하면서 점수는 갈수록 더 벌어졌다.
하나외환은 심스가 고군분투 했지만 득점 찬스가 나지 않았다. 삼성 전에서 3점슛 5개를 터트렸던 강이슬이 분투했지만, 쉽사리 찬스를 잡지 못했고 성공률도 떨어졌다.
2쿼터 심스의 득점으로 13-29로 점수차를 소폭 좁혔으나 이내 임영희, 김단비, 박언주, 이은혜가 내리 점수를 올리면서 38-15로 달아났다. 하나외환은 2쿼터에 겨우 5점을 올린 반면, 17점을 허용했다. 하나외환의 5점 중 4점은 심스가 올린 점수였다. 우리은행에서는 박언주가 2쿼터에서만 3점슛 2개를 꽂으며 점수차를 벌리는데 일조했다.
후반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하나외환이 힘겹게 득점을 올리면 곧바로 우리은행이 손쉽게 2점을 따오는 양상이 반복됐다. 20점 넘게 벌어진 점수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은행은 기세를 늦추지 않고 더 벌렸다. 4쿼터 중반 박언주의 3점슛 2개로 72-35로 달아났다. 심스가 고군분투 했지만, 어시스트도, 리바운드도 되지 않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었다.
우리은행은 종료 3분 59초전 김단비의 2득점으로 74-35로 달아나며 승리를 사실상 굳혔다.
이날 우리은행은 주전 대부분이 출전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박혜진이 27분 10초를 뛴 것을 제외하면 임영희, 양지희, 이승아 모두 20분 정도만 뛰며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샤데 휴스턴은 16득점, 사샤 굿렛은 12득점을 보탰다. 하나외환은 심스가 14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보였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강이슬도 13득점을 기록했다.
한편,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하나외환의 팀 칼라가 빠른 농구다 보니, 그들의 속공 플레이를 막고자 했다. 이 부분을 잘 막다보니 경기를 잘 가져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주전들의 체력을 아꼈던 우리은행은 16일 홈에서 구리 KDB생명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하나외환은 19일 삼성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돌입한다. 이 경기부터는 대체 선수인 엠버 해리스가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