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이유’ 홍아란(22, 173cm)이 모처럼 펄펄 날았다. 덕분에 KB도 연패사슬을 끊었다.
홍아란은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맹활약, 청주 KB 스타즈의 67-64 승리를 이끌었다.
홍아란은 이날 드라이브 인과 3점슛 등 내·외곽을 오가며 KB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슛 컨디션은 들쭉날쭉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더 샷’을 만들어냈다. 홍아란은 1점차로 쫓긴 6초전 삼성의 반칙작전을 통해 자유투 2개를 얻었다.
박빙의 상황에서 1점, 3점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3점차로 벌어지면 상대에게 반드시 3점슛을 던져야 하는 부담을 줄 수 있고, 그럴수록 팀 수비는 유리해진다. 부담이 될 법했지만, 홍아란은 2개의 자유투를 침착하게 넣으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최종기록은 14득점 3리바운드.
개막전에서 20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홍아란은 이후 부진에 빠졌다. 3점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고, 이 탓에 공격을 전개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서동철 감독은 삼성전에서 묘수를 꺼내들었다.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고 활기찬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홍아란을 슈팅가드로 전환시킨 것. 포인트가드는 경기운영능력까지 갖춘 변연하가 맡았고, 오히려 팀 공격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졌다.
서동철 감독은 “매번 쓸 수 있는 전술은 아니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효과적인 작전이라는 걸 느꼈다. 특히 (홍)아란이가 부담을 덜고 코트를 휘젓는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홍아란은 “나는 항상 똑같이 경기에 임한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를 의식하다 보니 점점 경기력이 저하됐다”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홍아란은 이어 “오늘은 (변)연하 언니가 대신 1번을 맡은 덕분에 부담을 덜었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비로소 웃었다.
다만, 홍아란이 종종 슈팅가드를 맡기 위해선 변연하의 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변연하는 이날 3쿼터 중반 박태은과 충돌, 불의의 무릎부상을 입었다. 변연하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홍아란은 “이겨서 다행이긴 한데 연하 언니의 부상이 걱정된다”라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KB와 홍아란은 시즌 초반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