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희가 부활했다.
춘천 우리은행은 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부천 하나외환과의 경기에서 89-78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단일리그 후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11로 늘렸다. 매 경기 승리만 하면 기록이 된다.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이 다소 움찔할만한 요소가 있었다. 하나외환에서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선발한 엘리사 토마스가 긴 부상 터널에서 벗어나 복귀전을 치르기 때문. 예상보다 2~3일 가량 빨리 복귀했다.
역시 강점이 나왔다. 우리은행은 전반까지 제공권에서 14-20으로 뒤졌고 상대 빠르기에 살짝 당황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양지희가 모처럼 제 몫을 다하며 상대를 잠재웠다. 양지희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득점을 만들며 위성우 감독을 웃게했다.
양지희는 “연승 기록보다 외박을 생각하며 뛰었다”고 운을 뗐다. 그녀는 “이번 경기는 끝나고 3일 여유가 있다. 감독님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어 외박이 확실하지 않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양지희는 이날 22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반에 리바운드가 뒤졌지만 후반 다시 살아났다. 우리은행은 33-27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승리했다. 양지희도 전반이 끝나고 위 감독에게 한소리를 들은 효과 때문인지 3쿼터에만 9점을 넣었다.
양지희는 “전반에 리바운드에서 져서 패널티가 따를 거라고 하셨다(웃음). 항상 경기를 할 때마다 포스트에서 해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전에는 피해 다녔다. 부상 부분을 신경 안 쓸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양지희는 무릎이 좋지 않아 한동안 고생했다. 지난 시즌 9.4득점 4.4리바운드에도 못미치는 6.6득점 4.0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이날은 달랐다. 피하지 않았다. 그녀의 적극성 덕분에 팀도 수월한 경기를 펼쳤다.
양지희는 “전에는 무릎이 안좋았다. 혼자서 괜히 겁이 났다. 박스아웃을 하거나 슛을 할 때 무릎을 안쓰고 했다. 그러다보니 밸런스도 깨지고 더 피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를 바꾼 것은 전주원 코치. 전 코치는 양지희에게 현실적으로 이야기 했다고. 양지희는 생각을 바꿨다. 양지희는 “전 코치님이 사람들은 내가 아픈 것을 알아주지 않고 양지희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생각을 바꾸라고 많이 혼나기도 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선수 기용에 폭이 더 넓어졌다. 양지희가 제 폼을 찾는다면 더 무섭다. 양지희는 국내에서 이른바 비벼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센터다. 양지희의 생각이 우리은행 코칭스탭을 웃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