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감독의 영화 관람 작전이 대성공으로 마무리 됐다.
용인 삼성은 1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의 정규경기에서 72-64로 승리했다. 삼성은 6승 7패를 기록하며 3위 KB스타즈를 반경기차로 추격했다.
이날 삼성은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3위 KB스타즈에 반경기차로 따라갈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2연패로 이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 더구나 삼성의 다음 경기가 우리은행, 신한은행과의 경기라 더 어려워질 수 있었다.
10일 하나외환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3-86으로 패배한 삼성의 상처는 컸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 감독은 질책과 더 많은 훈련대신 당근을 선택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단체로 극장에 가서 영화 관람으로 오후 훈련을 대체했다. 이는 선수들에게 더 미안하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배혜윤은 “경기 비디오 보기로 했는데 괴로웠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 본다고 더 죄송하고 다르게 해야겠다고 도움이 된 것 같다. 영화의 재미를 떠나 보여주셨다는 점에서 더 똘똘 뭉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영화 효과를 제대로 본 배혜윤은 14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쳤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감독도 싱글벙글.
배혜윤은 “그동안 계속 자리를 못잡아서 마음을 다잡았다. 몸도 가볍고 슛감도 좋아 자신있게 했다. 슈팅연습을 하고 난 후 양 코치님이 포스트업 개인교습을 시켜준다. 많이 연습하는데 양 코치님 덕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배혜윤은 우리은행 시절과 지난시즌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시즌 9.1득점 5.0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이번시즌에는 5.3득점 4.2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제일 답답했을 터.
배혜윤은 “심리적으로 너무 무너져 있었다. 마음을 비우고 여기저기 조언도 듣고 했다. 오늘 경기가 자신감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언니들이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목표도 잡았다. 바로 10득점 7리바운드다. 이정도는 해야 팀에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언니들은 진짜 못해도 10점은 잡아야 한다고 하신다. 못할 때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크게 잡으라고 하는 거다. 언니들도 자신감을 준다. 나도 그정도는 해야 한다고 본다. 리바운드는 7개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