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이 대기록을 썼다. 개막 후 16연승.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에서 용인 삼성을 65-62로 꺾고 16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2003년 삼성이 여름리그에서 달성한 개막 후 15연승을 넘어 역대 1위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역사에 다가가는 순간은 험했다. 삼성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1쿼터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이호근 감독의 삼성은 공, 수에서 짜임새있는 전략을 내세우며 우리은행을 압박했다. 반면 이승아가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은혜를 주전으로 투입한 우리은행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쿼터부터 삼성이 근소하게 앞서갔다. 모니크 커리와 박하나의 연속득점으로 7-0으로 기선을 잡았다. 허윤자와 배혜윤의 공격적인 더블팀이 샤데 휴스턴을 묶은 것이 힘이 됐다. 타임아웃 이후 전력을 재정비한 우리은행도 반격을 시작했다. 임영희가 선봉에 섰다. 금세 6-7, 1점차로 따라잡은 우리은행은 임영희와 박헤진을 앞세워 접전을 이어갔다.
삼성의 2점차 리드(21-19)로 시작된 2쿼터도 삼성이 근소하게 리드했다. 1쿼터가 배혜윤(1쿼터 8점)의 시간이었다면 2쿼터는 유승희가 앞장섰다. 3점슛과 중거리슛 등 전반에만 8점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3점슛 맞불을 놓았으나, 유승희에게 오픈 3점슛을 허용, 리드를 되찾아오는데 실패했다.
삼성은 3쿼터에 흐름을 잡는 듯 했다. 3쿼터 종료 5분 28초전, 44-35, 9점차까지 달아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3쿼터의 주인공은 켈리 케인이엇다. 높이를 앞세운 켈리 케인의 골밑 공략을 당해내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임영희가 파울트러블에 걸린 가운데, 인사이드 공략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삼성은 이번에도 쉽게 달아나지 못했다. 샤데 휴스턴과 임영희가 선봉에 섰다. 결국 두 팀은 48-48로 균형을 이룬 채 4쿼터에 돌입했다.
4쿼터는 접전이었다. 어느 팀도 쉽게 달아나지 못했다. 캘리의 연속 4점으로 삼성이 52-48로 달아나자, 휴스턴과 임영희가 바로 반격하며 동점을 만든다. 이어 사샤 굿렛이 거들면서 이번에는 우리은행이 57-54로 달아났다.
삼성은 교체투입된 김계령이 연속 4점을 올리면서 58-57로 역전했다. 이어 커리의 3점 플레이가 성공하면서 삼성은 61-58로 달아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승부처에는 역시 임영희가 있었다. 종료 1분 58초전 임영희의 중거리슛으로 61-60, 1점차로 추격한 우리은행은 이은혜의 중거리슛으로 62-61로 역전에 성공, 승기를 잡았다.
아직 기회가 남은 삼성이었지만 커리가 천금의 자유투를 1개만 넣는데 그치고, 마지막 공격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면서 역전 기회를 놓쳤다. 우리은행은 파울 작전에도 유연히 대처하면서 역사에 다가갈 수 있었다.
우리은행에서는 임영희가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인 26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이승아 대신 풀타임 출전한 이은혜는 득점은 5점에 그쳣으나, 리바운드 4개를 비롯해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위성우 감독은 "이은혜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휴스턴은 16점, 박혜진도 13득점을 보태면서 승리를 도왔다.
한편 삼성에서는 배혜윤이 14득점, 커리가 12점을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