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날, 가장 빛났던 이는 캡틴 임영희(35, 178cm)였다.
임영희는 23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7라운드 맞대결에서 맹활약, 우리은행의 74-71 승리를 이끌었다.
임영희의 장기인 슈팅이 진가를 발휘한 경기였다. 임영희의 득점은 중거리, 3점슛 라인을 가리지 않고 터졌다. 임영희는 이날 3점슛 2개 포함 20득점을 기록했고, 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곁들였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마친 임영희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해 기쁘다”라고 운을 뗀 임영희는 “개막 16연승할 때는 경기력이 좋았는데 연승이 중단된 후 힘든 상황이 있었다. 이를 잘 극복한 게 오늘과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웃었다.
개막 16연승을 할 때만 해도 우리은행의 기세는 거칠 것 없어보였다. 지난 2시즌 동안 선보인 수비가 한층 물 오른 모습이었고, 샤데 휴스턴은 우려와 달리 팀에 훌륭하게 녹아들었다. 그럼에도 임영희가 “힘든 상황이 있었다”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영희는 이에 대해 묻자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힘을 내자’라고 선수들을 격려했고, 선수들이 덕분에 힘든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죽하면 임영희는 지난 2차례 정규리그 우승보다 이번 여정이 더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임영희는 “매 시즌 힘들긴 했지만, 당장의 일이라 그런지 올 시즌이 가장 힘들다고 느껴진다. 사실 지난 시즌 우승은 기억이 잘 안 난다”라며 웃었다.
이제 우리은행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이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우리은행은 인천 신한은행과 청주 KB 스타즈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한다.
두 팀 모두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우리은행은 최근 유독 KB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맞대결에서 2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임영희는 KB전 2연패를 돌아보며 “3점슛이 좋은 팀인데 수비에 집중하지 못했다. 정신을 못 차린 경기였다”라며 냉정하게 우리은행의 행보를 돌아봤다.
임영희는 이어 “하지만 진 경기는 너무 오래 마음에 담아두면 안 된다. 감독님도 빨리 잊으라고 하셨다. 더 중요한 건, 우리 팀이 준비를 단단히 해서 챔피언결정전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에 맞춰주는 경기를 하면 안 된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