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도, 45분도 부족했다. 2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치른 뒤에야 단독 4위 자리가 결정됐다.
청주 KB스타즈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했다. 시즌 7승째를 챙기면서 단독 4위가 됐다. 용인 삼성생명은 3연패에 빠지게 됐다. KB스타즈는 2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원정에서 삼성생명과의 2차 연장 접전 끝에 80-77로 이겼다.
변연하의 노련미와 햄비의 골밑 장악이 빛났다. 변연하는 연장 5득점을 포함 8득점에 어시스트 8개, 스틸 3개를 기록했고, 햄비는 44분간 31득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B스타즈는 올 시즌 5번째 연장전을 치렀다. 전 구단을 상대로 한 번씩 연장전을 가졌다. 특히 2경기 연속 연장전. 체력적으로 힘들법도 한 상황이고, 그 결과 2차 연장까지 허용했지만 의미있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2차 연장전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2차 연장 혈투를 가진 적이 있다. KB스타즈에게 2차 연장전은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KDB생명을 상대로 2차 연장전을 치렀으나 87-79로 패한 바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스톡스가 올 시즌 최다 2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21득점과 11블록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겼지만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블록이 포함된 트리플더블이 작성된 것은 2006년 7월 3일, 마리아 스테파노바(22득점 17리바운드 10블록) 이후 처음. 삼성생명 선수 중에서는 정은순과 박정은, 이미선 이후 처음이다.
또한 리바운드 27개는 WKBL 역대 한 경기 최다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최다는 2006년 스테파노바가 기록한 30개)
접전의 연속이었다. 삼성생명은 3쿼터 중반 38-26으로 앞서가면서 연패탈출을 꿈꾸었다.
1쿼터는 KB스타즈에게 흐름을 내줬지만, 2쿼터에 단 5점으로 묶으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2쿼터에 KB스타즈는 19개의 야투를 던져 단 2개만을 넣는 극도의 야투 난조에 시달렸다. 스톡스는 2쿼터에만 블록슛 5개를 기록하면서 KB공격을 위축시켰다. 삼성생명은 3쿼터에서도 박하나와 이미선, 배혜윤 등이 고르게 활약해주면서 햄비 홀로 고군분투한 KB스타즈에 앞서갔다.
그러나 '마의 4쿼터'가 삼성생명을 잡았다. 3쿼터 후반부터 추격을 시도한 KB스타즈는 점수차를 조금씩 좁혀가 41-44, 3점차까지 쫓았다. 삼성생명은 달아나지 못했다. 3분동안 4점에 그친 가운데 11점을 내줬다. KB스타즈는 햄비에게 어시스트를 연결시키는 가운데 정미란과 강아정 등이 공격을 거들면서 추격에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4쿼터 중반까지도 스톡스의 득점으로 7점차(52-45)로 앞서갔다. 그러나 남은 7분간 겨우 5점을 더하는데 그쳤다. 그 사이 KB스타즈는 매서운 기세로 추격했고 급기야 역전까지 성공했다. 39초를 남기고 햄비의 페인트존 득점으로 55-54로 경기를 뒤집은 것. KB스타즈는 홍아란의 자유투 2개를 더해 57-54로 달아나며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고아라가 우중간에서 던진 3점슛이 들어가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에 돌입했다.
57-57로 연장에 돌입한 두 팀의 접전은 계속됐다. KB스타즈는 강아정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연 뒤 햄비와 변연하의 연속 득점으로 64-59로 달아났다. 남은 시간은 2분 38초. 삼성생명도 포기하지 않았다. 스톡스와 박하나가 반격하며 점수차를 좁혔다. 체력이 소진된 듯 KB스타즈는 수비 미스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강아정의 3점슛으로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연장 종료 5초를 남기고 박하나에게 골밑 득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67-67로 시작된 2차 연장은 삼성생명이 먼저 웃었다. 고아라의 패스를 받은 박하나의 득점으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승부처 관리는 KB스타즈가 더 앞섰다. 변연하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보미에 변연하, 이어 햄비의 연속 득점으로 73-69로 달아났다. 변연하의 가로채기에 이은 베이스볼 패스가 햄비에게 정확히 연결되면서 분위기를 따냈다. 이어 변연하는 햄비에게 골밑 찬스를 만들어주면서 KB는 75-69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삼성생명은 다시 한번 3점차까지 쫓았으나 햄비가 골밑슛을 넣어 80점째를 채우면서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양 팀 모두 슛 성공률이 저조했던 가운데 KB스타즈는 베테랑의 패스워크와 확률높은 공격이 팀을 살렸다. 반면 고아라와 박하나가 12점씩 올리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인 삼성생명이지만 승부처에 경기를 주도해줄 스코어러가 없었던 점이 뼈아팠다. 이날 삼성생명은 24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KB스타즈는 23일 KDB생명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삼성생명은 이튿날인 24일,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위해 춘천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