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구리 kdb생명과 우리은행 경기를 마지막으로 삼성생명 2010~2011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시즌 전 안산 신한은행과 신세계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삼성생명이 득세하며 파란을 일으킨 1라운드였다. 1라운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용인 삼성생명 - 5전 전승, 1위
용인 삼성생명이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1라운드 전승을 거두고 단독 1위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시즌 개막 전 대표팀에 합류했던 이미선과 박정은이 부상을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종애와 로벌슨 활약이 꽃을 피우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종애는 시즌 개막과 함께 이전과 다른 건강함을 선보이며 득점 1위와 블록슛 1위, 그리고 리바운드 4위에 오르면서 팀이 상승세를 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상위권 팀중 가장 약세로 지적되었던 인사이드에 힘을 불어 넣었다는 점은 그녀의 활약이 더욱 높게 평가를 받게 했다.
이종애와 함께 로벌슨이라는 존재가 삼성생명 1위에 원동력이 되었다. 2년차에 접어든 로벌슨은 1라운드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즌 개막과 함께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진 신체 상태를 바탕으로 득점과 리바운드, 스틸과 어시스트까지 10걸 안에 랭크, 100%에 가까운 자기 기량을 선보이며 팀에 보탬이 되었다.
게다가 부상 여파로 별다른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던 두 에이스 박정은과 이미선까지 경기를 거듭할 수록 자신의 역량을 코트에 뿜어내며 로벌슨과 이종애의 조력자로서 역할을 120% 수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네 선수의 돌림 노래같은 활약을 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연승의 고비처였던 신한은행 전까지 대승을 거두면서 1위와 자신감, 그리고 위기로 점쳐졌던 2라운드까지 운영에 숨통을 만들어냈던 1라운드 5승이었다.
다만 박언주나 홍보람 같은 백업 멤버들이 오프 시즌에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소 부진한 점은 삼성생명에게 유일한 숙제로 남았다. 2라운드에도 삼성생명 상승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분위기이다.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4승 1패, 2위
신한은행은 정선민, 최윤아의 부상 이탈과 전주원 컨디션 저하라는 악재 속에도 굴하지 않고 4승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kdb생명과 개막전에 정선민이 골반뼈 골절상을 당하며 리그 운영에 비상등이 켜졌던 신한은행은 하은주가 건재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모습을 코트에 드러냈고, 하은주는 고비마다 골과 리바운드를 팀에 선물하며 디펜딩 챔프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또한 신한은행 상승세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4년차 김단비이다. 지난해 퓨처스 리그 5관왕 차지 이후 급격히 자신감이 붙은 김단비는 지난 정규 시즌에서 식스맨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대표팀에 다녀온 뒤 실력과 자신감이 모두 급상승하며 어려운 팀 사정에 단비를 뿌려주었다.
지난 시즌 6.9점에 머물렀던 평균 점수는 올해 17.6점으로 두배가 넘는 수치를 작성하고 있고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단비는 이제 신한은행에게 효과적인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 되었고, 상대팀에게는 또 하나의 공포가 될 만큼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이연화와 김연주,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는 강영숙까지 꾸준한 활약이 이어지며 '레알' 신한은행이라는 수식어 위의 촘촘한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2라운드 신한은행이 대표팀에 차출되는 하은주와 김단비 공백을 적절히 상쇄한다면 정선민과 최윤아 복귀가 예상되는 3라운드 이후 전력이 어디까지 높아질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세이버스 - 3승 2패, 3위
지는 게임과 이기는 게임을 확실히 구분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1라운드를 보낸 KB국민은행이다.
하위 3팀과 게임은 모두 어렵지 않게 승리를 따냈지만,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에게는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개막전 경기에서 지난해 보다 한층 좋아진 조직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강세를 예상케 했던 KB국민은행이다.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변연하 활약이 계속되고 있고, 정선화와 김수연이 번갈아 활약을 펼치면서 기대 이상으로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맏언니인 김영옥도 수비와 외곽에서 많은 힘을 실어주며 강력한 조력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된 강아정 또한 쏠쏠함이 어울리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정덕화 감독에게 선수 운용에 대한 범위를 넓혀주고 있다. 부상으로 결장 중인 박세미까지 전력에 편입된다면 1라운드 2패를 당한 삼성생명과 신한은행과도 좋은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정신력과 끈기, 열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KB국민은행이 2010~2011시즌에 접어들어 꾸준함을 바탕으로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던 1라운드이다. 파괴력이라는 단어만 첨가된다면 팬들은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한 KB국민은행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라운드 KB국민은행은 변연하와 정선화, 강아정이 아시안 게임 대표팀 차출된다. 내외곽에서 기둥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차출되지만 곽주영, 이경희, 양선희 등 좋은 백업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다. 1라운드와 같은 성적으로 2라운드를 보낸다면 KB국민은행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 - 2승 3패, 4위
아쉬움이라는 단어에 가장 근접한 1라운드를 보낸 KDB생명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게 각각 1, 2점차로 패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조은주의 복귀와 우리은행에 영입한 홍현희가 이전 시즌과 다르게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다. 조은주는 3, 4번이 가능한 선수로 지난 시즌 첫 게임에서 부상을 당하며 시즌 전체를 날렸지만, 금년 첫 게임부터 출장에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한 때 대표팀을 지냈던 홍현희도 지난 3년 정도 출장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며 존재감마저 위협을 받았으나, 프로데뷔 10년 만에 KDB생명으로 전격 이적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며 강지숙 공백을 100% 가까이 메꿔내고 있다.
그리고 기존 내외곽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던 이경은과 신정자도 꾸준하게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이경은은 경험이 더해지며 한층 플레이가 성숙해졌고, 신정자도 매 경기 더블 더블에 가까운 기록을 작성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확실히 수행해주고 있다.
만능 플레이어인 한채진 활약까지 보태지고 있는 KDB생명에게 1라운드 3패는 매우 아쉬운 성적이었다. 시즌 전 평가보다 분명히 업그레이드 된 전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끌어낸 1라운드였기 때문이다.
2라운드 kdb생명은 신정자와 이경은, 김보미를 대표팀에 내주었다. 1라운드 당한 3패로 인해 대표팀 차출과 맞물려 선수 운용에 비상이 걸렸지만, 끈끈함을 바탕으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부천 신세계 쿨캣 - 1승 4패, 5위
총체적인 위기와 함께 1라운드를 보낸 신세계이다. 신세계는 '제 2의 레알"이라는 칭호와 함께 2010~2011 시즌을 맞이했다.
신세계는 오프시즌 강지숙과 김계령, 그리고 외곽 자원인 김나연을 영입하며 부족했던 포지션을 모두 채우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참담했다.
김정은이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하더라도 김지윤, 김계령 등 충분히 김정은 공백을 메꿔 낼 자원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1라운드 1승 4패라는 성적표는 결코 신세계와 팬들에게 쉽게 납득이 가는 성적표가 될 수 없었다.
1라운드 신세계 부진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이전 시즌 정인교 감독 체제에서 보여주었던 끈끈함과 조직력 실종이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턴오버가 발생하기 일쑤였고, 수비에서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대 팀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하는 허술함이 있었다.
이에 정인교 감독은 선수단 정신력을 꼬집으며 분발을 요구했으나 우리은행 전에도 신승을 거두는 등 쉽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1라운드를 마감해야 하는 아쉬움이 겪어야 했다.
2라운드 신세계는 김지윤과 김계령을 대표팀에 보낸다. 부상 중인 김정은까지 세 명의 선수가 제외되는 셈이다. 2라운드까지 부진하다면 신세계는 남은 리그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키맨 3명이 제외되지만 분명한 컨셉과 목적을 가지고 결과를 봐야 하는 2라운드가 되야하는 신세계이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 - 5패, 6위
오프시즌 트윈타워를 내주면서 어려움이 예상되었던 우리은행이 결국 1라운드 전패를 당하면서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까지 많은 부분을 책임지며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던 김계령을 신세계로 내주었고, 홍현희 또한 kdb생명으로 보내면서 높이에서 가지고 있던 강점을 완전히 잃어버린 우리은행이었다.
김계령과 홍현희를 대신해 양지희와 배해윤을 대신 영입했으나 두 선수가 가지고 있던 몫을 해내기에 실력과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을 노출했다.
시즌 전 기대를 걸었던 임영희와 김은혜, 그리고 3년차에 접어든 드래프트 1순위 가드 박혜진 역시 경험과 체력, 그리고 파워에서 타 팀 같은 포지션 멤버에 비해 많은 약점을 노출하며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리빌딩이라는 단어와 함께 출발한 시즌이지만 1라운드 5패라는 성적은 우리은행에게 향후 리그 운영에 많은 지혜를 요구하게 된 성적표였다.
우리은행은 대표팀에 한 명도 차출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다른 팀 주력 멤버가 여러 명이 빠지는 2라운드에 분명히 승리를 챙겨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가 있다. 2라운드에도 상승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분명 남은 리그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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