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오는 6일 신인선수 드래프트와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을 연다. WKBL은 “11월 6일 수요일 오전 11시에 63컨벤션 센터 4층 라벤더 홀에서 2014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와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인선수 드래프트에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고등학교 졸업 예정 선수 8명, 대학 재학 및 졸업 예정자 6명 총 14명이 참가한다.
이 가운데 올 시즌 코트에 새로이 얼굴을 비출 고교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경기 61점을 성공시키며 중고농구 신기록을 달성한 신지현(선일여고)을 비롯해 올 시즌 WKBL신인드래프트에서 눈여겨볼 여고부 선수들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신지현 | 선일여고, 174cm, 가드
2013년 기록
3개 대회, 14경기 출전 | 평균 34점 3점 3개 11.7리바운드 5.3어시스트 1.7스틸
수상 내역
WKBL총재배 득점상, 어시스트상
연맹회장기 최우수상, 득점상, 어시스트상, 수비상
쌍용기 우수상, 어시스트상
근래 들어 여고생 선수 중 가장 자주 이름이 언급된 유망주가 아닐까. 그 시작은 2013년 1월 26일 경산에서 열린 2013 WKBL총재배 대회였다. 대전여상을 상대로 무려 61점을 성공시키며 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 61점은 2005년 중고연맹이 전산화를 시작한 이후 남녀를 통틀어 최다 득점 기록이다(종전 기록은 KT 임종일이 기록한 60점). 신지현의 기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누리꾼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여고선수가 61점을 성공시켰다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선일여고를 이끈 신지현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득점력과 경기 조율 능력, 리바운드, 어시스트 능력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특히 선일여고는 올해 선수 숫자가 6명밖에 되지 않아 4명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고 농구의 강자 자리를 지켰다. 그 중심엔 신지현이 있었다. 중학교 때까지 득점보다 경기 운영에 더 중점을 뒀던 신지현은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득점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3점슛의 정확도가 높아졌고, 점프슛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비어 있는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시야도 좋다. 신지현이 보완해야 할 점은 스피드와 파워다. 가드로서 그리 빠른 스피드가 아니고, 체격도 마른 편이다. 프로에 데뷔한다면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김시온 | 상주여고, 175cm, 가드
2013년 기록
3개 대회, 10경기 출전 | 평균 28.5점 3점 1.9개 6.5리바운드 3.5어시스트 2.2스틸
수상 내역
쌍용기 득점상
대통령기 최우수상, 득점상, 어시스트상
신지현과 함께 올해 여고부 최고를 다투는 가드다. 혹자는 신지현보다 김시온의 기량이 더 낫다고 평할 만큼 탁월한 기량을 자랑한다. 실제 7월 열린 FIBA U-19 세계여자농구선수권에서는 신지현을 제치고 가드 포지션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출전하기도 했다. 신지현과 마찬가지로 가드 포지션이지만,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여러 방면에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개인 능력이 좋아 스크린을 받으면 득점, 어시스트 등 여러 공격옵션을 갖추고 있다. 쌍용기에서는 경기당 32.3점을 득점할 정도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돌파, 3점슛, 중거리슛 등 어느 위치에서건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다. 인사이드로 파고들어 동료에게 전해주는 패스 능력도 좋다. 상주여고에서 센터 정은혜와 이런 식으로 콤비플레이를 많이 만들어냈다.
김희진 | 인성여고, 169cm, 포워드
2013년 기록
3개 대회, 14경기 출전 | 평균 19.3점 3점 2.5개 8.7리바운드 1.2어시스트 2.7스틸
수상 내역
WKBL총재배 최우수상
쌍용기 최우수상
올해 여고부 최강자는 인성여고였다. WKBL총재배와 쌍용기, 협회장기 등 올해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따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런 인성여고의 에이스는 올해 여고부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김희진이다. 3점슛 라인에서 김희진이 공을 잡으면 무조건 그녀의 슛을 막아야 한다. 올해 경기당 2.5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을 정도로 슛의 정확도가 높고, 폭발력도 갖추고 있다. 슈터가 필요한 팀이라면 김희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김희진이 3점슛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 빠른 스피드는 아니지만, 상대의 타이밍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나, 드라이브인, 돌파 후 점프슛도 좋은 편이다. 인성여고의 팀 스타일답게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에 녹아드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선수다. 항상 침착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점도 장점이다. 쉽게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다. 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인성여고의 벌떼수비를 이끌었을 만큼 수비력도 좋고, 리바운드 능력도 뛰어난 편. 보완해야 할 점은 역시 작은 신장에서 오는 높이의 불리함이다. 2, 3번 포지션에서 뛰기에 작은 신장이기 때문에, 프로에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무기를 찾아야 한다.
서수빈 | 인성여고, 166cm 가드
2013년 기록
3개 대회 14경기 출전 평균 7.9점 6.1리바운드 2.5어시스트 3.1스틸
수상내역
협회장기 최우수상
김희진과 함께 인성여고를 이끈 선수다. 작은 신장이지만 침착하고 안정적인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이는 정통포인트가드다. 상대 타이밍을 뺏는 돌파능력과 그로 인해 동료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패스 능력이 뛰어나다. 강한 체력과 끈질긴 승부근성에서 나오는 수비능력도 우수하다. 경기당 평균 스틸이 3.1개에 달한다. 166cm의 작은 신장이 걸림돌이지만, 여자프로농구에는 최윤아(168cm), 이은혜(168cm), 심성영(165cm) 등 160cm대의 실력 있는 가드들이 즐비하다. 근성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서수빈 역시 충분히 프로무대에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선영 | 광주수피아여고, 171cm, 가드
2013년 기록
3개 대회, 11경기 출전 | 평균 19.6점 10.3리바운드 1.8어시스트 1.9스틸
팀 전력이 강하지 않은 탓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 했지만, 이선영도 충분히 프로팀에 지명될 능력이 있는 선수다. 스피드와 체력, 파이팅이 좋고, 활동량이 풍부한 선수다. FIBA U-19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에 선발됐을 정도로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이선영은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때문에 아직은 경기조율 능력보다는 공격적인 부분에 강점이 있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플레이로 상대 골밑을 파고든다. 크지 않은 키지만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을 보일 정도로 리바운드에 대한 적극성도 뛰어나다.
박지은 | 수원여고, 183cm, 센터
2012년 기록
3개 대회 16경기 출전 평균 8.7점 5.7리바운드 1.3스틸
올해 삼천포여고에서 수원여고로 전학을 간 박지은은 이적선수 규정 탓에 올해 경기에 뛰지 못 했다. 만약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왔다면, 박혜미와 함께 여고부 최고의 센터를 다투는 선수가 됐을 것이다. 경기 기록은 없지만, 프로에 선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183cm의 신장은 드래프트 참가 선수 중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기 때문. 높이를 이용한 골밑 득점력을 갖추고 있고, 기동력과 피벗, 킥아웃 능력도 모두 수준급이다. 하지만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갖춰야 한다. 골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력을 갖춰야 하고, 힘과 스피드, 순발력을 더욱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혜미 | 숙명여고, 182cm, 센터
2013년 기록
4개 대회, 14경기 출전 | 평균 24.3점 16.5리바운드 1.7스틸
수상 내역
쌍용기 리바운드상
협회장기 득점상, 리바운드상, 수비상
대통령기 우수상, 리바운드상
이번 드래프트 참가 선수 중 최고의 센터라 할 수 있다. 올해 4개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매 경기 더블더블을 달성할 정도로 득점력과 리바운드 능력이 뛰어나다. 포스트 득점력 뿐 아니라 중거리슛의 정확도가 높고, 기동력과 볼 운반 능력도 있다. 센터 자원이 필요한 팀이라면 1순위로 눈여겨봐야 할 선수다. 프로에서 센터로 뛰기엔 작은 키기 때문에 스피드와 외곽슛 능력을 좀 더 키울 필요가 있다. 또한 포스트에서도 좀 더 터프한 모습이 요구된다.
김채은 | 동주여고, 177cm, 센터
2013년 기록
3개 대회 12경기 출전 13.5점 12.8리바운드
동주여고의 골밑을 지킨 센터다. 높이가 낮은 동주여고에서 매 경기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골밑을 굳건히 지켰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가담, 스크린 등 궂은일에서 제 몫을 해준 선수다. 특별히 튀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는 점에 있어 발전가능성이 충분하다. 프로에서는 센터로 뛰기엔 작은 신장이기 때문에 포워드로 포지션 변경이 필요하다. 포워드로 살아남기 위해선 스피드와 순발력을 더 키워야 하고 드리블, 슈팅 기술도 더 연습해야 한다.
올해는 가드가 풍년!
2012년 WKBL신인 드래프트는 '포워드 풍년'이었다.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에 지명된 강이슬을 비롯해 2순위 최은실, 4순위 구슬, 6순위 김한비 등, 1라운드 선발된 6명 중 4명이 포워드였다. 올해는 반대로 가드에 좋은 자원들이 많다. 신지현, 김시온, 이민지, 이선영 등 좋은 가드 자원들이 풍부하다. 지난해와 반대로 특출한 포워드 선수는 없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61점 여고생' 신지현의 행선지다. 1순위는 KDB생명과 하나외환의 구슬 추첨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두 팀은 지난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 지명권을 놓고 추첨을 한 바 있다. 당시는 KDB생명이 앞 순위가 나와 티나 탐슨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과연 이번 신인드래프트의 승자는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