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삼성생명 베테랑 박정은은 아프다.박정은은 고질적으로 종아리 통증이 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더 큰 부상을 입었다. 1월 말 경기 도중 왼 손목을 플로어에 찧어 인대가 파열됐다. 이호근 감독에 따르면 최근 박정은의 손목 상태는 호전됐으나 여전히 통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여기에 정규시즌 최종전서 발목을 다쳐 경기를 옳게 마치지 못할 정도였다.
“마지막까지 기다렸다”72-72, 종료 8.8초를 남긴 시점 골밑의 정선민에게 공이 투입됐다. 정선민의 매치업 상대는 KDB생명 한채진. 쉬운 골밑 찬스를 맞는 듯했지만 실패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재빨리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정선민은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해 성공시켰다. 74-72, 남은 시간은 4.1초. 결승슛을 성공시킨 정선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자신’ 신정자는 KDB생명의 어떤 존재일까. 기둥, 빛과 소금, 정신적 지주 등 좋은 단어는 모두 갖다 붙여도 아깝지 않다. 신정자는 KDB생명의 전부이다. KDB생명이 신정자이고, 신정자가 곧 KDB생명이다. 그만큼 신정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정덕화 감독은 신중한 편이다. 이야기 하나 하나도 조심스럽게 한다. 15일 KDB생명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덕화 감독은 조심스레 두 가지의 예상을 했다. “골밑에서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다고 봐요. KDB생명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자연스레 조은주-신정자의 포스트 플레이가 나온다. 포스트에서 이를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승부를 좌우 할 것 같습니다.
1차전 후 안산 신한은행 최윤아는 이런 말을 했다. “누구나 우리의 절대 우세를 말씀하셨어요.”그러나 최윤아의 말대로 1차전이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내용 면에서는 삼성생명이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삼성생명은 상대적으로 준비를 잘 했다. 전반 내내 변형 매치업 존 디펜스를 사용, 신한은행의 볼 흐름을 차단했고, 신한은행은 당황했다. 결국, 경기 막판 ‘하은주 효과’를 앞세운 신한은행이 역전승을 따냈지만, 그 과정은 신한은행에 적지 않게 힘겨웠다.
삼성생명이 예상 밖 경기력을 보여줬다. 14일 안산와동체육관.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신한은행-삼성생명전이 열렸다. 애당초 이 시리즈는 신한은행의 절대 우위로 여겨졌다. 하은주의 절대 높이를 감당할 카드가 삼성생명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정규시즌 최종전서 손목에 이어 발목마저 다친 박정은도 정상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김계령도 최종전서 무릎 부상을 호소했기에 더더욱 삼성생명의 포스트시즌 전망은 어두웠다.